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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PHN : Research in Community and Public Health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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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J Korean Acad Community Health Nurs > Volume 28(1); 2017 > Article
Original Article A Phenomenological Study on the Lived Experience of Train Operators Exposed to Person under Train (PUT)
Youngjoo Kim, Heeseung Choi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Community Health Nursing 2017;28(1):98-106.
DOI: https://doi.org/10.12799/jkachn.2017.28.1.98
Published online: March 31, 2017

College of Nurs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ing email:  idpay@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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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OSE
To understand the meaning of the lived experience with Person under train (PUT) for train or subway operators.
METHODS
The study was built on hermeneutic phenomenological themes from individual interviews of present-day train or subway operators in South Korea. Eight participants were selected to participate in the study. All qualitative data were analyzed using the heuristic guides of Van Manen.
RESULTS
Four fundamental lifeworld themes and eight sub themes emerged in the findings. The first theme of spatiality had‘the place pressed by the darkness’ and ‘the train drags me there’. The second theme, corporeality had ‘a foreboding fear’, and ‘debris of death that gets stuck in the whole body’. The temporality theme had‘distorted time in chaos’, and ‘memory trapped in time’. Finally the last existential theme of relationality had ‘intrapersonal encounter’ and ‘resentment and guilt’.
CONCLUSION
The four existential lifeworld themes provided a framework for in-depth investigation of the operator's “lived experience.” This leads to clear understanding of effects of PUT experience on related individuals. The findings imply that specific active nursing intervention strategies are necessary in order to treat affected train operators, and to prevent further issues in their work and private life.


J Korean Acad Community Health Nurs. 2017 Mar;28(1):98-106. Korean.
Published online Mar 31, 2017.  https://doi.org/10.12799/jkachn.2017.28.1.98
© 2017 Korean Academy of Community Health Nursing
사상사고에 노출된 기관사의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김영주, 최희승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A Phenomenological Study on the Lived Experience of Train Operators Exposed to Person under Train (PUT)
Youngjoo Kim, and Heeseung Choi
College of Nurs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Kim, Youngjoo. College of Nurs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103 Daehak-ro, Jongno-gu, Seoul 03080, Korea. Tel: +82-2-740-8850, Fax: +82-2-766-1852, Email: idpay@snu.ac.kr
Received December 06, 2016; Revised March 21, 2017; Accepted March 23, 2017.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Purpose

To understand the meaning of the lived experience with Person under train (PUT) for train or subway operators.

Methods

The study was built on hermeneutic phenomenological themes from individual interviews of present-day train or subway operators in South Korea. Eight participants were selected to participate in the study. All qualitative data were analyzed using the heuristic guides of Van Manen.

Results

Four fundamental lifeworld themes and eight sub themes emerged in the findings. The first theme of spatiality had‘the place pressed by the darkness’ and ‘the train drags me there’. The second theme, corporeality had ‘a foreboding fear’, and ‘debris of death that gets stuck in the whole body’. The temporality theme had‘distorted time in chaos’, and ‘memory trapped in time’. Finally the last existential theme of relationality had ‘intrapersonal encounter’ and ‘resentment and guilt’.

Conclusion

The four existential lifeworld themes provided a framework for in-depth investigation of the operator's “lived experience.” This leads to clear understanding of effects of PUT experience on related individuals. The findings imply that specific active nursing intervention strategies are necessary in order to treat affected train operators, and to prevent further issues in their work and private life.

Keywords:
Railroads; Accident; Occupational; Stress; Psychological; Psychological trauma; Qualitative research
철도; 산업 재해; 심리적 스트레스; 심리적 외상; 질적 연구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철도는 정시성과 안정성을 가진 대중 교통수단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해왔다. 국토부 자료[1]에 따르면 2009년 10억 2천여명에 이르던 연간 이용객수는 계속 증가하여 2014년 12억 6천을 넘기고 있다. 철도 이용은 이용객 혹은 관련 직원 등이 열차 차량 자체에 접근성이 높은 만큼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철도 교통 사상사고가 전체 철도사고에서 약 87%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2]. 철도공사에서 정의하는 사상사고는 직원, 여객 및 일반 공중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3]. 사상사고의 인적 · 물리적 특성상 기관사는 상황을 예측할 수 없고, 기관사의 잘못이나 직업적 능력과는 무관하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기관사 업무는 높은 노동 강도를 보이며 이는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기관사에게 위기 상황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고 볼 수 있다. 지하철 및 철도 운행 중 사상 사고를 경험한 기관사의 경우, 심한 심리적,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경험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4]. 지하철 기관사 2명 중 1명은 운행 중 사고를 경험하고 있으며[5], 사고 경험 기관사의 13.6%가 PTSD를 겪고 있으며, 이는 일반인보다 5~6배 높은 수치이다[5]. 사상사고를 경험하고 9년 뒤 자살한 기관사의 경우, 업무상 재해를 법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으며[6], 이는 기관사의 사상사고 경험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하고 있다.

2004년 지하철 기관사가 공황장애 진단으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이 후 기관사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선로에 뛰어듦‘으로 추정되는 사상사고 발생 시, 대중의 관심은 대개 사상사고 대상자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사고로 인한 기관사의 입장은 조명되지 않고 사각지대에 갇혀 있다. 그 결과, 기관사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상황 및 이례적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사상사고 경험에 대해 효과적인 관리를 받지 못하고, 관습적으로 치부해버리거나 혹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스스로를 고통 속에 방치하고 있다.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장애를 예방하는 것’을 사업주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으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 지하철 및 철도기관사 역시 산업간호의 대상자로서, 기관사의 정신건강은 승객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들이 경험하는 PTSD 증상이 직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7, 8, 9]. 영국 지하철 기관사 중 사상사고를 경험한 76명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1개월 후 17%가 PTSD 증상을 보였고, 31% 가 신경성 우울증과 공포 상태를 보였다[8]. 운행 중 사고경험은 정신적인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되어,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으므로 기관사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리가 산업간호 영역에서 매우 중요하다[9]. 특히 잇따라 드러나는 기관사의 자살은 기관사의 정신건강관리 측면에서의 간호학적 접근이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 고위험 공무 직업군의 PTSD 연구[10]에서 국내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간호학 연구 중 철도 기관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1편으로 국내의 연구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본 연구는 특정 경험에 대한 보편적인 의미를 찾아 그 의미 단위들을 구분하여 경험의 본질을 추출해내는 현상학적 연구방법으로, 선행연구가 거의 없는 본 연구 주제에 간호학 영역에서 실천 가능한 정향을 제시할 수 있는 본질적인 경험을 드러내는 차원으로 시도되었다. 사상사고에 노출된 경험의 정신적 · 신체적 파급 효과를 고려하여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한 탐구는 기관사의 관점과 감정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과 포괄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해준다. 사상사고의 범위로는 직원이 업무 중에 사상한 것과 여객 및 일반 공중이 사상한 것을 포함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기관사의 사상사고 이후 인터뷰 시점에 기관사가 갖고 있는 경험의 의미를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방법으로 탐구하는 질적 연구로, 그 경험이 가진 의미와 본질을 밝히려는 시도이다. 연구 질문은 “사상사고와 관련한 기관사 경험의 본질은 무엇인가?”이다.

연구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반 매넌의 해석학적 현상학 방법[11]으로 접근하는 질적 연구이다. 반 매넌의 접근 방법은 ‘모든 현상은 해석된다’는 하이데거의 실존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반 매넌의 해석학적 현상학은 단순하게 현상을 구성하는 것에서 나아가 경험이 가진 그 의미를 해석하고 가치를 논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사태 자체로 접근하며 무전제성을 담보하는 현상학의 사상적 토대는 사상사고에 노출된 기관사의 경험에 내재되어 있는 체험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탐색할 수 있게 하고, 연구자의 끊임없는 실존적 성찰로 이어지는 문제의식을 도출하고 간호학문적 실천을 가능하게 한다.

2. 연구참여자

연구참여자는 사상 사고를 경험한 전 · 현직 철도 및 지하철 기관사로 일정 기간 공개 모집과 눈덩이 표집 방법을 통해 모집되었다. 한국 철도 공사에서 사전 허락한 게시판과 각 지하철 승무사업소 현장 근무지의 게시판 게재 및 인터넷 철도 관련 동호회 등을 통한 공개 모집과, 일개 역사의 직원의 도움으로 눈덩이 표집 방법이 병행되었다. 대상자는 아차 사고[Near-miss]를 포함하는 직 · 간접적으로 사상 사고를 경험한 기관사로 한정하였고, 사상사고 경험과 관련한 현저한 불안 및 증가된 각성 증상을 나타내어 인터뷰 진행이 어려울 정도의 급성 증상을 겪고 있는 기관사는 연구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 연구참여자는 사상 사고를 경험한 전 · 현직 철도 및 지하철 기관사 8명이었다. 평균 연령은 48.6세 이며, 전원 남성이었다.

3. 자료수집 및 분석

자료수집은 개인 심층 인터뷰를 통하여 2015년 2월에서 8월 사이에 이루어졌다. 연구참여자와의 면담 방법은 반구조화된 심층면담으로, 참여자에 따라 1~2회, 각 2시간 반 이내로 진행되었다. 모든 면담 내용은 녹음기 두 개에 녹음되었고, 본 연구자는 녹음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연구참여자가 사용한 몸짓이나 시선 처리, 목소리의 변화 그리고 표정 등을 기록한 간이 현장 관찰 노트를 참고하였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경우, 전화 및 문자를 이용하여 연구참여자와 면담 내용에 대한 전문 용어 혹은 사용한 문장의 의미 등의 확인 과정을 거쳤으며, 연구자의 분석적 사고에 반영하여 필사 자료와 함께 자료의 누락을 방지하고 연구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자료의 분석은 반 매넌의 방법에 따라 현상학적 민감성이 드러나는 연구 텍스트로의 해석 과정을 거쳤다. 반 매넌의 해석학적 현상학은 본질적 주제 분석의 축이 되는 4가지 실존체를 통해서 경험의 의미를 드러내는데, 이는 체험된 몸, 체험된 공간, 체험된 시간, 그리고 체험된 관계로 구성된다. 본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본 연구자는 필사 후,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pre-code를 만들고, 필요시 코멘트를 첨부한 코딩화 작업, 코트 구조 및 구조화 된 코딩을 구성하여, 범주화를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 Miles 등[12]에 따라 연구참여자 개인의 프로파일링과 각 개별 경험이 가진 구조를 파악하는 각각의 mapping 과정을 통해 연구참여자의 언어와 텍스트의 상호적인 분석과정으로 의미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본 연구자는 동료 질적 연구자 3인과 질적 연구 탐구활동을 함께 하였으며, 본 연구의 주제를 현상학적 민감성이 돋보이는 언어로 드러내는 과정에서 동료 연구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4.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 윤리 확보를 위해 서울대학교 IRB 심의를 통과한 후[IRB 승인번호: 1411/001-021], 연구대상자를 모집하였다. 연구참여 의사를 밝힌 예비 연구대상자에게, 자료수집 전 전화로 보다 상세하게 안내가 이루어졌다. 연구참여가 확정되면 면담 장소와 시간은 연구참여자의 편의 및 선호에 따라 정해졌다. 면담은 사적인 침해의 우려가 없는 편안한 공간에서 공식적인 신분 확인 및 서면을 통한 연구동의서 작성 후, “사상 사고와 관련하여 어떠한 경험을 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본 연구자는 연구참여자가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지지하였고, 언제든 불편감을 호소할 수 있으며, 어떠한 불이익 없이 동의를 철회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면담은 대상자의 내적인 변화에 집중하면서 진행되었으며, 연구참여자에게 면담 중 필요한 경우 현장에서 메모할 수 있는 점에 대해 구두로 동의를 구하였고, 모든 내용은 연구참여자도 확인할 수 있는 녹음기에 녹음됨을 사전에 고지하였다. 모든 연구참여자에게 소정의 상품권이 지급되었다.

연구 결과

반 매넌의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방법에 따라 질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본 연구에서 사상 사고에 노출된 기관사의 경험이 갖는 의미를 요약하면, 언제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사상사고에 노출된 채,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낫지 않는 상처를 지닌 기관사의 내적인 고통으로 볼 수 있다.

분석결과 4개의 실존체에 따라 8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Categories of The Lived Experience of Train Operators Exposed to Person Under Train (P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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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체험된 공간

1) 어둠에 짓눌린 공간

기관사가 직업에서 느끼는 자긍심과 그에 따르는 책임감은 육중한 차량을 안전하게 운행하는 기본에서 나오는 것이다. 기관사로부터의 안전한 운전이 여타의 상황과 맞아 들어가며 비로소 완성되는 여정은, 무엇보다 차량과 선로의 물리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기관사의 전문성에 기반하고 있다. 운행 상황을 누구보다 전문적으로 이해하는 기관사가, 사고로 혹은 의도적으로 누군가 차량에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을 목격할 때는 차마 전방을 주시할 수 없어, 고개를 돌려 순간을 외면해보는 수밖에 없게 된다.

기관사는 위급한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는 즉시 비상 제동을 체결하여 비상 급정지를 하게 되는데, 이 역시 운행속도와 차체 무게에 따른 제동거리가 발생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사고가 일어나는 순간, 기관사는 바로 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무섭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지하 터널을 끝없이 주행해가는 기관사의 외롭지만 안전한 길이 순식간에 어둠에 잠식당해버리고, 어둠은 기관사를 덮쳐온다.

손으로 제동을 걸어놓고 그 순간은 못 쳐다봐요. 무서워서‥ 고개를 돌려버려요. 제동을 걸었으면 그 이상 더 할 게 없거든.(참여자 5)

제동을 해도 기관사도… 무게로 인해서(부딪히지 않고) 앞에 서 있기만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는…(참여자 1)

2) 그 곳으로 끌려가는 나

사상 사고를 경험한 후에, 다시 근무가 재개된다. 기관사는 비극적인 사고를 지나 나름 일상으로 돌아간 느낌으로 일을 하게 되지만, 근무 일정 상 사상사고 발생 지점을 다시 지나가는 일은 피할 수가 없다. 기준 속도의 3분의 1로 감속을 하고, 아무도 안 보이는 데 괜히 기적을 불어본다. 기다리는 중에 장난을 치는 승객의 모습이 멀리서만 보여도 기관사는 서늘해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유료휴가 끝나고 첫 출근 했는데 그 열차였어요. 거기, 사고 현장을 간신히 지나갔죠… 저속으로.(중략)(차량)머리가 움푹 파인 게 있거든요 그러면 그 차를 보면 그 흔적을 꼭 보게 돼요, 움푹 파여 있는 게(중략) 그때마다 흠짓하죠.(참여자 6)

그 장소, 그 장소에 가면 그때 사건이 되살아나는 거 같아. 그래서 머리가 쭈뼛쭈뼛해지 고 그 사고지점을 갈 때마다 식은땀이 나는 거야. 승강장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만 해도 머리가 식은땀이 나고 아… 이러다가 나 기관사 못하는 거 아냐…(참여자 7)

2. 체험된 몸

1) 예감된 공포

연구참여자에게 있어서 사상 사고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는 일이라고 여겨왔던 일이다. 동료의 사고가 있던 날에는 으레 의식처럼 모여 위로를 하면서 지나왔었다. 사고 날은 평소와 다른 움직임, 소리 혹은 아무런 예고 없이 무언가 이상한 예감이 들던 날이었다. “긴장해서 예민하게 감을 잡고(역으로) 들어갔는데…”라는 참여자 7의 진술처럼 기관사는 사상사고로 확인되기 전부터 마음 한 켠 피어오르는 공포감을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료의 경험담으로 들어왔던 그 무언가를 감지하는 기분 나쁜 오감은 공포가 곧 현실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그냥 내다보고 싶더라고요… (중략)… 아, 저게 뭘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아 그래도 확인하고 가야겠다, 찜찜하니까…(참여자 8)

전동차를 탈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이렇게, 규정돼있는 건 아니지만, 좀 있잖아요 그게. 근데 뭔가 다른 움직임? 예, 그런 움직임을 좀 감지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아니나 다를까, 그, 뛰어 들었어요.(참여자 7)

2) 온 몸에 박히는 죽음의 파편

기관사는 육중한 차체를 운행하면서 예외적인 소리라면 아주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다. 안전과 직결된 어떤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직업 정신인 것이다. 언제나 최상의 상태로 정비된 전동차 혹은 열차로 준비된 매끈한 선로를 기관사는 질주해 나아간다. 연구참여자는 이미 알고 있는 사상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한편으로 간직해두고 있다. “그게 부딪히는 소리가 딱 알아요, 아 이게 그 소리구나.”하는 생각도 순간적으로 지나간다. “어떤 것과도 비슷하지 않은” 소리에 그들의 안전했던 운행에 최악의 사태를 예견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불안감을 어찌할 겨를 없는 찰나에 “팍 소리가…” 들리고 직접 몸에 부딪히기라도 한 듯 충격의 감각은 온 몸으로 고통스럽게 전해진다.

그… 막… 우리가 물렁한 거 밟는 느낌이 나요.

열차도 쇳덩어리, 쇠지만 그렇게 느껴지거든요. 감이… 이상한 감이 느껴져…

평소와 다른… 물컹하는… 기분이 아주 안 좋은 그… (참여자 5)

사고 현장에서의 충돌 소리와 느낌은 차체가 급정거하는 굉음마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연구참여자는 회상했다. “제 귀에는 들리지 않았어요… (중략) …심장이 굉장히… 극도로 뛰는 거죠.(참여자 1)”, “부딪혔을 때 느낌은 일단 잘 안 보이고, 잘 안 들리고… 서서히 들려요.(참여자 3).” 사고 발생 순간 충격음과 진동 등이 평소 주의집중도가 높은 기관사에게도 미처 자각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으로 지나간다.

3. 체험된 시간

1) 혼란 속 왜곡된 시간

사상사고가 발생하면 업무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이 있다. 기관사에게는 사고 시간과 발견 정차 지점, 운행 속도 등을 기록하고, 계속해서 119 구급대원, 경찰, 관제탑 등의 관계부처에 연락하면서 수습을 진행시켜 본선 개통을 우선으로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이다. 언제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차량 운행의 시간과 장소를 엄수하는 평소 기관사의 신중했던 평소의 모습이 잠시 흐트러진다. 누구보다 자신이 운행하는 차량에 치어 누군가 목숨을 잃었을지 모르는 그 상황에서 침착할 수 있는 심장은 없으리라.

지금도 머릿속에 보면 필름이 딱 끊겼다라고 하는 느낌,(사고 현장으로) 내려오지 말라 는 기억은 나는데 그 다음 장면은 기관차에서 내려가는 그런 것들은 전혀 생각이 안 나고 돌아가신 분 앞에 서 있는 제 모습이 발견된 거죠.(참여자 4)

충격의 그 순간, 옆에서 부기관사는 비명을 지르고 기관사는 부기관사에게 괜찮으냐 물으며 일어나려다 사상사고 대상자의 시신을 보자마자 다시 주저앉는다. 경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기관사는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려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려다 잘 안되자 이내 들고 있는 것이 라이터가 아닌 볼펜이었음을 확인한다. 계속해서 수습과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기관사는 매사에 신중을 기하던 평소의 모습은 사라지고 황망하기까지 하다.

그 이제 현장을 목격하러 가봐야 하는 데 다리가 후달거려서 내려가질 못하겠더라고… 얼마나 놀랬는지 선로밑으로 사다리를 손을 잡고 내려가는데… 쳤으니까 안 가볼 수가 없지. 아이고, 가는데 심장이 벌렁벌렁하는 거야. 그… 인제 한걸음 한걸음 근처에 다 온 거 같은데,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거야, 내가… 아이요, 이게 어딘가 하고 가는데…(참여자 7)

2) 그 시간에 갇힌 나의 기억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더구나 비슷한 시간대라면 생생하게사고 당시의 느낌이 살아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무뎌지나 싶지만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은 사고 그대로, 기관사의 온 몸이 흠칫하고 떨려온다. 십년 아니 이십여 년이 지나도 문득 그 날의 장면이 스쳐간다. 사상사고 대상자를 연상시키는 그 작은 무엇 하나도 기관사에게는 끔찍했던 그 날의 시간으로 돌리는 강력한 방아쇠가 된다.

운행 중에 가끔 보이는 검은 비닐봉지도 기관사는 혹시 사람 머리는 아닌가 싶어 순간 서늘해진 등골이 주뼛거리고 가슴이 빨리 뛴다. 더욱 더 속도를 낮춰보고 아무도 없는 선로 위에서 기적을 크게 불어본다. 어둠을 홀로 달리고 있으면 작은 돌멩이가 내는 소리도 기관사에게는 사고 전과 다르게 다가온다. 혹시 하는 마음에 기관사는 관제탑에 확인을 요청하고 사람이 아니라는 답을 듣고 나서야 마음이 놓인다.

죽을 때까지 못 잊어. 안타까운 사고가 오랫동안 각인되어서… 아기엄마가 아기 들고 이렇게 있다가… (중략) …철길 가운데에서 열차를 바라보더라. 그 구간을 지나갈 때는 반드시 생각이 나요. 특히 밤에 지나갈 때는.(참여자 2)

문득문득 생각이 나죠. 몇 년이 흘렀지만은 그 곳 아니더라도 고상홈(높은 승강장)이나 이런 데 가면 누구 또 뛰어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은 늘 하고 있어요. 공상과학처럼 제동을 쳤는데 열차가 안 서는… 꿈 속에서 똑같이 당황하는, 물론 그런 상황에 깰 수 있지만… 꿈 때문에 깨서 땀을 흘린다던가 깬다던가… 재현도 되고…(참여자 1)

제어할 수 없이 그 때의 그 시간으로 돌아가는 고통은 반복적으로 불쑥 찾아온다. 안전과 정시성을 우선으로 하는 기관사의 업무 중에도, 아물었다고 생각한 순간 상처는 다시 벌어진다. 혼자 속으로만 감당하기에는, 현명하고 신중하다 알려졌던 그러나 끊임없이 고통받는 시지프스의 그것과 닮아 있지 않은가.

4. 체험된 관계성

1) 가슴으로 삼킨 그 사람

참여자는 기관사 근무를 시작하면서부터 사상 사고에 대해서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현장에서의 체험은 생각해오던 것 이상으로 사고 자체보다 사상사고 대상자에 대한 상념으로 크게 남는다고 한다. 기관사는 감당하기 어려운 끔직한 현장에서 근원적인 공포와 맞닥뜨리는 순간에 방금 전까지 살아 움직이던 그 사람을 보게 된다.

약간 여름이었어. 반팔 입었고, 팔이 짤려져 있고… 가다 보니까 다리가 하나 또 잘려 있는 거야, 다리가… 어이구, 이게 뭐 팔다리만 나오는 거야. 그래서 좀 더 가보니까 팔이 또 하나 짤려져 있는 거야… 양팔이랑 다리가 짤려진 거… 마지막으로 사고 현장에 딱 가니까 사람이 누워 있는데… 거꾸로, 차가 들어오는 방향 거꾸로 누워 있더라고. 근데, 죽지 않았어. 심장이 팔딱팔딱 뛰고 있더라고.(참여자 7)

부주의한 사고 혹은 의도적인 자살 시도로 달리는 차량에 뛰어드는 사상사고 대상자는 대부분 사망에 이르며, 살아남은 경우 심각한 상해를 입게 된다. 심한 경우, 사고 대상자는 부모조차 못 알아볼 만큼 상해를 입고 결국 목숨을 잃는다. 그렇게 기관사는 사상사고 대상자와의 만남을 그의 내면에서 홀로 시작하게 된다. 연구참여자는 30여 년 전의 사고가 ‘각인’되었다고 말한다. 연구참여자는 그 당시 철로에서 아이를 안은 채 자살을 시도한 여성의 시신을 아이와 함께 안치해주었던 사건을 경험하였고 이 잔상은 지금도 ‘정체가 되어’ 떠오른다고 진술한다. 연구참여자는 사고 직전에 기적을 울려도 피하지 않던 대상자를 보면서, 그 심리를 이해할 수 없지만 ‘어떤 부분이 핑 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사건 종결 이후에 알게 된 대상자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더 했고, 이후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면서 순간순간 그 때의 사고가 생각나면서 특별히 아이의 안전에 신경을 쓰게 되고, 매스컴에서 마주하는 자살사고에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그분은 왜 그랬을까 라는 생각을 계속 되뇌이면서 전동차 홈에 있으면은 전동차 올 때 한번 뛰어들어볼까? 어떤 느낌일까? 계속 반복적으로 드는 거예요. 제가 제정신이 돌아오 는 건지 아니면 저 스스로를 다독이는 건지… 그… 전 한동안은 출퇴근할 때 전철 앞쪽 에 서있지 않고… 나를 컨트롤 하지 못할 거 같은 불안감 때문에 뒤쪽에 서 있었던 경험 이 있고…(참여자 4)

어떤 삶의 무게가 그들에게 있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했을지 짐작해보고,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사정을 이해해보려 노력하는 참여자에게 사상사고는 스스로를 옭아매는 고통스러운 과정으로 오래도록 잔재한다. 자신이 운행하는 열차를 자살의 도구로 사용한 망자들에게는 종착지였을 사고 자체가 참여자에게는 대상이 있으나 존재하지 않는 관계의 시작인 것이다.

2) 원망도 죄책감도

참여자들은 사상사고 대상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한편으로는 이토록 자신에게 고통을 안겨 준 것에 원망이 들었다. 이러한 마음은 부주의한 사고 혹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상사고 대상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인 것이다. 사고 처리 후에 들려오기도 하는 그만의 사정은 두고두고 기관사의 마음에 남는다. 안타까운 목숨의 스러짐이 기관사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왜 하필 내가 운전하는 차량에 뛰어들었을까’하는 질문이 기관사의 마음 한 켠에서 반복된다. 기관사는 더 이상 기관사를 하고 싶지 않은 마음마저 들지만,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기관사는 순간순간 사상사고 대상자를 향한 원망이 차오르고, 내적 갈등과의 힘겨운 싸움을 각자의 몫으로 이겨내려 노력한다.

어떤 불가항력적인 거라고 다른 사람들은 얘기하지만, 제 심리적으로… 제 생각으로는 그 분한테 미안하고 내가 사람을 죽였다라는…(참여자 4)

왜 하필 여기 와서 내 열차에… 니가 무슨 일이 있는데… 나도 당신에 대한 피해자다… 그런 원망이 들지. 그 사람이 동정스럽고 그런 건 하나도 없어(참여자 7)

배경희의 시(오늘도)에서는 ‘오늘도 누군가가 목숨을 버렸다며/ 밥상을 물리더니 산책을 나간 남자/ 그 후로 바람소리만 새파랗게 들렸다’ 와 같은 표현으로 기관사의 새겨진 상처를 드러내고 있다. 원망과 죄책감, 어느 쪽이든 기관사의 가슴에 도망가고 싶어도 도망갈 수 없던, 무게의 추로 남아있을 것이다.

논의

본 연구는 기관사의 사상사고 경험의 본질을 현상학적으로 조명하고자 하였으며, 4개의 실존체: 체험된 몸, 체험된 공간, 체험된 시간, 및 체험된 인간관계를 축으로 8가지 주요 주제를 확인하였다.

영화 [경의선]의 남자주인공은 성실하게 근무하는 중에 한 여인의 지하철 투신으로 사상사고를 경험하게 되며, 그로 인한 죄책감과 고통 속에서 다시 지하철을 운행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된다. 이는 본 연구에서 근무에 복귀하여 같은 열차로 사고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연구참여자의 모습과 같다. 체험된 공간에서 나타난 주제인 ‘어둠에 짓눌린 공간’은 항상 달려왔던 익숙한, 기관사의 작업장인 공간인 선로 위가 사건 현장이 되는 부분이다. 기관사는 매 순간 전방을 주시하고 안전을 확보해왔던 운전석에서 충돌을 피할 방법이 없어 무력함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기관사는 차마 바라볼 수 없던 충돌 지점을, ‘그 곳으로 끌려나는 나’가 되어 같은 열차를 타고 몇 번이고 돌아가게 된다.

본 연구결과, 체험된 몸에서 나타난 주제 ‘예감된 공포’는 다가오는 위협에 반응해 불안이 고조되는 순간이다. 사상사고가 발생하는 순간에 기관사는 높아진 불안과 공포감으로 인해 업무 수행능력이 떨어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결과는 예기치 못한 사상사고를 경험하는 등의 이례상황 스트레스는 기관사의 심리적 피로증대와 유의한 관련이 있으며, 기관사의 심리적 피로는 안전행동을 감소시킨다는 선행연구의 결과[13]와 맥락을 같이 한다.

철도 및 지하철 사상사고는 기관사의 직무 능력과 무관하고, 불가항력적이고 높은 치명성, 대형 사고 및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운행 중 사고에 노출되는 정도는 기관사의 직무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4]. 운행 중에 무전으로 들리는 사고 소식조차 기관사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이는 가까운 동료의 사고경험을 접한 심리적 부담만으로도 주요우울증, PTSD, 공황장애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15].

본 연구의 체험된 시간에서 나타난 주제 ‘혼란 속 왜곡된 시간’과 ‘그 시간에 갇힌 나의 기억’은 이장욱의 소설[칼로의 유쾌한 악마들]의 “기관사는 순간적으로 멍한 표정이 되어 서 있었다”라고 묘사된 부분과 유사하다. 기관사가 사고의 찰나에 응축된 공포로 충격에 휩싸인 채, 일을 즉시 처리하여 본선을 신속하게 개통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이 뒤섞인 내적 고통을 겪는 순간이 잘 드러나 있다. 사상사고 이 후에도 기관사는 며칠씩, 아니, 십 수 년이 지나도, 사고 순간 겪었던 충격을 채 희석하지 못하고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할 몫으로 지니고 있다. 사고 이후 3년 이상 경과된 사상사고 경험군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에 속하는 과각성 점수가 3년 미만인 군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보고[4]에서도 시간이 지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정신적 고통의 무게를 확인할 수 있다.

‘가슴으로 삼킨 그 사람’이라는 주제는 기관사가 갖게 되는 사상사고 대상자와의 내적인 관계성을 담고 있다. 사상사고 대상자의 죽음의 이유, 혹은 달리는 열차에 뛰어든 그의 선택에 대해 기관사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관계를 설정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밝히는 사상사고 대상자와의 관계는 기관사의 내면에 침잠된 정신적인 고통과 우울의 근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사상사고 발생 시, 미디어를 통해 상징적으로 비춰지는 사상사고 대상자의 자살 시도 혹은 사고로 인한 교통 체증을 우려하는 속보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미처 드러나지 못한 기관사가 겪는 충격, 이례상황으로 인한 업무 과부하, 인간적인 고통 등이 가려져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기관사가 사상사고 이전부터 경험하게 되는 공포를 시작으로 사상사고 이후에도 계속되는 사고의 재경험으로 인한 고통과 사고의 재발에 대한 불안감 등을 오랜 시간 가슴에 묻고 살게 되는 사상사고 경험의 고통스러운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기관사가 사고장애에 대해 평소에 매우 높은 불안도를 갖고 있는 선행연구[2]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산업근로자인 국내 기관사의 정신건강 역량을 높이고, 사고 예방에서 사회적 안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의 변화가 촉구된다. 정신적 건강문제는 조기발견이 쉽지 않아 사회적으로 간과되기도 할 뿐만 아니라[16], 개인 수준에서도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특히 외상 후에 나타날 수 있는 PTSD는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조기의 효과적인 개입 및 치료가 절실한 질환으로[17], 회복 혹은 치유 과정은 개입이 용이한 사고 경험 직후 초기의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Herman [18]은 트라우마의 회복을 신뢰로운 관계 속에서 이 전의 심리적 기능을 되찾는 것으로 보았으며, 또한 사고 경험 이후의 심리적 손상이 스스로 혹은 저절로 치유되기는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사상사고 경험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증상에 대한 예방적 차원의 교육 및 정서적 지지와 해소를 위한 디브리핑이 포함된 체계적이고 시스템 차원의 초기 산업간호중재가 요구된다.

Yi 등[19]에 따르면 실제 스트레스 관리를 시행한 산업장의 산업재해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스트레스 관리는 기업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철도 선진국 영국의 런던지하철공사는 PTSD 상담 건수는 2005/2006년 기준 총 1,522건을 기록하고 있고, PTSD에 대한 상담 및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20], 독일의 경우, 도시철도사업장 역시 전문심리치료사를 두고 PTSD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20]. 우리나라는 현재 사상사고를 경험한 기관사는 각 사업장마다 다른 지침에 따라 위로 휴가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원하는 경우 전문 상담치료에 연계될 수 있으나 산업장에서 적절한 정신 간호중재의 개입이 없이 위로 휴가 기간 내에 기관사는 충격에서 충분히 회복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본 연구는 연구참여자의 사상사고 경험을 심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관사의 정신건강 관련한 연구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으며, 중재 프로그램의 도입이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21], 본 연구는 개인적인 차원의 사상사고 경험의 기술과 핵심주제의 통합으로 기관사가 경험한 사상사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후의 개인정보 노출 문제, 직장 내 부당 대우에 대한 우려 등의 서비스 이용 후 불이익 및 우리사회가 갖는 편견 등의 현실적인 문제점[22]을 충분히 고려하여, 사상사고와 관련하여 제공되는 기관사의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예방과 치료적 차원을 연속적으로 통합하는 산업간호에서의 적극적인 개입체계가 요구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결과 사상사고를 경험했던 기관사는 계속되는 근무 현장에서 사상사고를 경험했던 순간의 공포를 재경험하고, 관계성에서 드러난 사상사고 대상자에 대한 남겨진 감정과 생각으로 고통스러운 내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열차 기관사의 사상사고 직 · 간접적인 경험은 사건 · 사고 이후 기관사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근무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상사고 이 전의 예방 차원의 관리와 사상사고 경험 이후 초기의 적극적인 개입 및 실제적인 지원은 사고로 인한 피해 및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안전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지하철 및 철도 기관사를 대상으로 산업 간호영역에서 정신간호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국내 첫 연구로, 사상사고에 노출된 기관사의 경험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는 관련 산업현장의 보건관계자 및 산업간호사가 예방 및 관리 차원의 중재 혹은 위기 관리 프로그램 등을 통한 정신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사상사고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연구참여자의 일부 근무 지역 및 남성으로 제한되어있어, 후속 연구로 다양한 지역을 포함하고 연구대상자의 사상사고의 노출 정도와 강도를 고려하여 깊이 있는 질적 연구를 제언한다.

Notes

본 연구는 대한질적 연구학회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The present study is funded by the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Qualitative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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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PHN : Research in Community and Public Health Nur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