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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PHN : Research in Community and Public Health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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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J Korean Acad Community Health Nurs > Volume 31(2); 2020 > Article
Original Article Difficulties and Coping Experienced by Advanced Practice Nurses in Home Health Nursing Field
Moon Sook Hwang, Hak Young Park, Soo Jung Chang

DOI: https://doi.org/10.12799/jkachn.2020.31.2.143
Published online: June 30, 2020
1Professor, College of Nursing, Woosuk University, Wanju, Korea
2Unit Manager, Unit of Home Care Nursing, Asan Medical Center, Seoul, Korea
3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Gangneung-Wonju National University, Wonj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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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ose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difficulties and coping that advanced practice nurses (APNs) experience in home health nursing field.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12 APNs who had experience in home health nursing for over 5 year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two focus group interviews between August and September, 2017. The results were analyzed using a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Results
Out of 10 sub-categories and 29 codes, 4 categories emerged: “crushed by the responsibilities as the only healthcare professional”, “worn out by family who interfere with work”, “anxiety about my safety being threatened” and “using self-learned know-hows”.
Conclusion
APNs face difficulties due to the environmental characteristics of the homes, the characteristics of chronically critically ill (CCI) patients and their families, and legal or systematical limitations when dealing with problems based on their personal competence. In order to ensure that professional nursing care is more readily provided to CCI patients through home health nursing services in local communities, it is imperative that support systems at the organizational and institutional levels be established in a systematic way to resolve the issues faced by APNs.


J Korean Acad Community Health Nurs. 2020 Jun;31(2):143-155. Korean.
Published online Jun 30, 2020.  https://doi.org/10.12799/jkachn.2020.31.2.143
© 2020 Korean Academy of Community Health Nursing
가정전문간호사가 실무에서 경험한 어려움과 대처
황문숙,1 박학영,2 장수정3
1우석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2서울아산병원 가정간호사업실 유닛매니저
3국립강릉원주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
Difficulties and Coping Experienced by Advanced Practice Nurses in Home Health Nursing Field
Moon-Sook Hwang,1 Hak Young Park,2 and Soo Jung Chang3
1Professor, College of Nursing, Woosuk University, Wanju, Korea.
2Unit Manager, Unit of Home Care Nursing, Asan Medical Center, Seoul, Korea.
3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Gangneung-Wonju National University, Wonju, Korea.

Corresponding author: Chang, Soo Jung. Department of Nursing, Gangneung-Wonju National University, 150 Namwon-ro, Heungeup-myon, Wonju 26403, Korea. Tel: +82-33-760-8645, Fax: +82-33-760-8641, Email: sjchang@gwnu.ac.kr ,Email: icandoittno1@nate.com
Received January 31, 2020; Revised May 12, 2020; Accepted May 12, 2020.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difficulties and coping that advanced practice nurses (APNs) experience in home health nursing field.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12 APNs who had experience in home health nursing for over 5 year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two focus group interviews between August and September, 2017. The results were analyzed using a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Results

Out of 10 sub-categories and 29 codes, 4 categories emerged: “crushed by the responsibilities as the only healthcare professional”, “worn out by family who interfere with work”, “anxiety about my safety being threatened” and “using self-learned know-hows”.

Conclusion

APNs face difficulties due to the environmental characteristics of the homes, the characteristics of chronically critically ill (CCI) patients and their families, and legal or systematical limitations when dealing with problems based on their personal competence. In order to ensure that professional nursing care is more readily provided to CCI patients through home health nursing services in local communities, it is imperative that support systems at the organizational and institutional levels be established in a systematic way to resolve the issues faced by APNs.

Keywords:
Home health nursing; Focus groups; Interview; Qualitative research
가정간호; 포커스그룹; 인터뷰; 질적연구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건강관리체계가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의 지역사회간호서비스는 의료기관중심 가정간호(이하 가정간호), 노인장기요양보험 방문간호, 지역사회 방문간호의 3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1]. 그중 가정간호는 병원의 장기입원을 완화시키고, 병상회전율을 높여 병원입원에 대한 국민의 의료요구 충족과 의료비용 경감을 위한 목적으로 2001년에 도입되어[2], 2019년 기준 180곳의 의료기관에서 가정간호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6,484명의 가정전문간호사가 배출되었다[3]. 가정전문간호사는 가정간호대상자 가정을 방문하여 일반간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검체 채취 및 운반, 투약, 주사, 응급처치 등에 대한 교육 및 훈련, 상담, 다른 보건의료기관으로의 건강관리에 관한 의뢰 등의 업무와 대상자 및 가족과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여 건강관리자, 지지자, 옹호자, 상담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2]. 그 결과 환자들의 재입원, 응급실 이용, 30일 내 재입원, 건강비용 등이 감소되었고, 환자들의 신체적 기능과 삶의 질 또한 개선되었다[4].

가정전문간호사는 병원에 소속되어 있지만 환자의 가정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간호를 제공하고 동료 의료진이 없는 상황에서 혼자 치료적 행위와 문제해결을 해야 하므로 다양한 능력이 요구된다[5]. 즉, 가정전문간호사는 가정을 방문해서 예상하고 준비했던 것과 다른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자신만의 임상적 판단과 술기로 대처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6]. 가정이라는 환경은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가정전문간호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으며[5], 문제 발생 시 가정전문간호사 개인의 자질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어 책임에 대한 갈등을 겪거나 사고에 대한 부담을 갖는다[7]. 이러한 점 때문에 가정전문간호사들의 직무 스트레스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6, 8].

한편, 시범사업을 포함하여 가정간호제도가 도입된 지 20여년이 지났음에도 가정간호는 지역사회 방문간호서비스, 노인장기요양보험 방문간호와 같은 다른 지역사회간호서비스와 대상자가 중첩되고 서비스의 차별화가 부족하여 정체성 확립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9, 10]. 또한, 요양병원의 급증, 병상 공급의 과잉현상 등이 심화됨에 따라, 활동하고 있는 가정전문간호사 수가 2017년 기준 기 배출된 인원의 7.1%수준(약 46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9, 11]. 가정간호가 전문적인 보건의료분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도운영의 핵심인력인 가정전문간호사들의 개인 능력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기본이지만 정부당국, 사업주인 의료기관, 전문직 단체 등의 외적 자원의 지원도 요구된다. 행정적, 제도적 자원의 지원을 받고자 할 때는 개선이 요구되는 문제에 대한 현황 파악이 우선되어야 하는 만큼 가정간호 운영의 핵심 인력인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실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어떤 어려움과 애로 사항에 직면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안전한 환경에서 상황별 가정간호실무 수행에 필요한 바람직한 대처방안을 모색하려면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직면한 어려웠던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가정전문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직무 실태를 파악한 연구[6, 12, 13, 14], 가정전문간호사의 정체성, 자율성 및 의사결정능력에 관한 연구[6, 15, 16], 직무 스트레스와 장애요인에 관한 연구들[5, 8, 10, 17]이 있었다. 그러나 선행연구들이 대부분 10년 이전에 수행되었고, 특히 직무 어려움에 초점을 둔 연구들은 양적 접근을 통해 수행되어,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현재 가정전문간호사들이 경험하는 구체적인 어려움들을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어려움과 같이 삶의 경험에 기반을 둔 사고의 성향은 태도, 가치, 신념으로 구성된 조합체이기 때문에, 이를 도출하고자 하는 연구는 양적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으며[18], 인간이 가지는 다채롭고 독특한 삶의 영역에서 잘 알려져지지 않은 현상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질적연구가 적합하다[19]. 그 중 포커스그룹 인터뷰는 관심영역과 관련된 특정주제나 이슈에 대해서 아이디어, 생각, 인지 등을 추출하기 위해 연구자가 6~8명의 참여자들과의 그룹인터뷰를 통해서 동질한 경험이나 특성을 도출하는 질적연구방법으로, 연구자가 제시하는 주제에 대한 상호작용 과정에서 참여자들 내면의 경험, 감정, 신념을 이끌어 내어 문제 발견과 탐색에 유용하고 주요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19]. 또한, 질적 내용분석은 탐구하고자 하는 현상을 연구 질문을 중심으로 자료가 지니는 의미에 주의를 기울여 어떤 현상을 반영하는 고유한 주제를 추출하고 이를 중심으로 그 내용을 구조화하는 방법이다[20]. 이에 본 연구는 가정전문간호사가 업무수행 중 경험한 어려움과 이에 대한 대처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포커스그룹 인터뷰와 질적 내용분석을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가정전문간호사가 경험하는 어려움과 대처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나아가 실무 현장에게 안전하게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가정전문간호사가 실무에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이에 대한 대처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며, 이를 위한 본 연구의 질문은 “가정전문간호사가 실무에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대처방식은 어떠한가?”이다.

연구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가정전문간호사들이 가정간호실무를 수행하면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이에 대한 대처를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이용하여 자료수집하고 질적 내용분석 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와 자료수집

연구참여자는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의 가정간호사업실에 소속되어 가정간호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하고 있는 가정전문간호사 12명이다. 참여자 선정기준을 5년 이상의 가정간호실무 경력으로 선정한 이유는 이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을 가정간호업무나 환경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novice)라서 겪는 어려움과 구분해내고, 다년간의 근무과정이 연구주제와 관련하여 좀 더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기술하는데 용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가정전문간호사이지만 직접 간호를 하지 않는 관리자는 참여자 선정에서 제외하였다.

2017년 8월과 9월에 각각 한 차례씩 총 2회의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수행하였다. 1차 인터뷰에 7명이 참여하였고, 연령은 44세부터 50세, 총 임상경력은 18년에서 27년, 가정간호경력은 5년에서 14년까지 분포하였다. 2차 인터뷰에는 1차 인터뷰에 참여했던 1명을 포함하여 6명이 참여하였으며, 연령은 44세부터 51세, 총 임상경력은 15년부터 28년, 가정간호경력은 6년에서 17년까지 분포하였다. 연구계획단계에서 대상자의 성별을 제한하지 않았으나, 자료수집 기관의 가정전문간호사들이 모두 여성이었기 때문에 1, 2차 인터뷰 참여자들은 모두 여성으로 구성되었다.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을 위한 질문은 포커스그룹 인터뷰의 질문 원칙[19]에 따라 본 연구자들의 논의를 거쳐 구성하였다. 시작질문을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와 “가정간호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말씀해주십시오.”로 하여 초기 관계유연성을 도모하였다. 도입질문은 “가정간호실무의 어려움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요?”로 하였고, 주요 질문은 “가정간호 수행 시 겪었던 어려움 사례나 사건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그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어떻게 대처하셨는지요?”, “대처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무엇입니까?”, “실무의 어려움을 방지하고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을 말씀해주십시오.”로 하였으며, “누락 또는 보충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로 마무리하였다.

참여자 모집을 위해 먼저 참여자 소속기관의 부서장에게 연구주제, 목적 및 방법을 구두와 서면으로 설명하여 연구진행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 해당 기관부서장으로부터 소속 가정전문간호사 명단을 받아 선정기준에 부합한 참여자들을 선별한 후, 연구목적과 방법에 대해 구두로 설명하였고, 동의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모임 날짜와 장소를 협의하였다. 각 모임 시작 1주일 전과 하루 전에 참여자들에게 일정을 상기시켰으며, 각 모임 당일에는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위한 환경과 녹음장비, 다과와 지침서 등을 사전에 준비하였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는 참여자 소속기관의 가정간호사업실과는 별도의 층에 있고 방음이 되는 독립된 공간인 세미나실에서 참여자들의 근무가 모두 끝난 늦은 오후에 이루어졌다. 인터뷰 시작 전 참여자들에게 연구설명문과 함께 구두로 연구목적과 방법에 대해 재차 설명하고 참여동의서를 받았다. 각각의 인터뷰는 2시간이 소요되었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는 본 연구자들 중 2인이 담당하였다. 주진행자는 인터뷰 시작 전 참여자들에게 토의 기본원칙을 설명하고, 생각과 경험을 솔직하게 들려줄 것과 경험은 맞거나 틀림이 없음을 강조하여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이 말한 중요한 내용과 연구자의 느낌, 생각을 현장노트에 메모하고 인터뷰에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지 계속 확인하면서 진행하였다. 보조진행자는 참여자들의 표정, 행동 등을 현장노트에 기록하고, 디지털녹음기 2대로 내용을 녹음하였다. 인터뷰 종료직후 주 진행자와 보조진행자가 디브리핑(debriefing)을 통해 인터뷰내용, 참여자들의 태도와 상호작용, 다음 인터뷰 시 고려할 점 등을 검토하였다. 녹음내용은 보조진행자가 필사하였고, 주 진행자가 녹음을 들으면서 필사본과 대조, 점검하였다.

4. 참여자에 대한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자 소속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 · 승인과 함께 피험자 사전 동의를 승인받은 후 수행되었다(IRB NO.: WS-2017-6). 참여자들에게 연구주제, 목적, 방법과 소요시간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자발적 참여에 대한 서면동의서를 받았다. 참여자들은 본 연구에 자발적 참여와 언제든지 중단 또는 철회가능하고, 이로 인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고, 면담에 녹음이 필요하며, 자료는 연구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참여자신원은 고유번호로 관리하여 비밀이 유지되고, 필사자료, 현장노트 및 동의서는 분리하여 잠금장치가 있는 보관함에 보관하며, 분석에 참여한 연구자들만이 자료에 접근가능하고, 연구종료 후 폐기됨을 설명하였다. 인터뷰 종료 후 참여에 대한 소정의 사례를 제공하였다.

5. 자료분석

자료분석을 위해 질적 내용분석(content analysis)을 이용하였다. 이 방법은 특정 현상을 경험한 참여자의 관점을 이해한 다는 질적 접근의 포괄적인 철학적 배경과 면담과 관찰을 통해 나온 자료는 연구자와 참여자간 상호작용에서 형성된다는 의사소통이론을 바탕에 두고[21], 참여자가 나타낸 언어, 행동, 태도, 실제 동기가 반영된 자료 자체에 초점을 두는 귀납적 분석방법이다[20].

Graneheim과 Lundman [20]의 분석절차에 따라,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고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한 후, 연구주제와 관련된 의미있는 단어, 문장, 단락을 표시하여 의미단위(meaning units)를 추출하였다. 추출된 의미단위(meaning units)에서 핵심을 유지하면서 내용을 줄이는 압축과정(condensation)을 통해 코드(codes)로 명명한 후, 내용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유사한 코드(codes)를 묶어 하위범주(sub-categories)로 도출하였고, 유사한 하위범주(sub-categories)를 다시 통합하여 최종 범주(categories)로 추상화하였다.

6. 연구결과의 타당성과 연구자 준비

자료수집의 신뢰성(credibility) 확보를 위해 참여자 선정 시관리자를 배제하였고, 인터뷰 시 유도질문을 최대한 배제하고, 개방형 질문을 이용하여 경험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격려하고, 중도개입을 최소화하였다. 그룹 인터뷰인 만큼 참여자 모두가 이야기에 참여하고 경청할 것, 어떤 경험이든 의미 있고 중요하다는 것,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여 활발한 토의가 진행되도록 하였다. 녹음자료는 인터뷰 보조진행자가 필사하고 주 진행자가 이를 검토함으로써 완벽하게 필사하고자 하였다. 분석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주 진행자가 분석단계별 코드, 범주들에 속하는 자료들의 유사성, 차이점을 비교 · 분석하였고, 보조진행을 한 연구자와 수차례 논의를 통해 명명과 분류를 수정해 나갔다. 또한, 분석결과에 대해 질적연구자 2인의 자문을 받아 의견을 반영하였고, 참여자 2인에게 확인과정을 거쳤다. 적용성(applicability) 확보를 위해 참여자 선정기준과 제외기준을 적용하여 참여자를 모집하고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은 타 기관의 가정전문간호사 1인에게 분석결과를 보여주어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여 의미 있고 적용가능한지 확인하였다. 감사가능성(auditability) 확보를 위해 인터뷰와 분석절차를 자세히 기술하였고, 중립성(neutrality) 확보를 위해 가정간호실무와 직접 연관이 없는 연구자들이 인터뷰와 분석을 진행하면서 진술과 자료를 비판단적 태도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자료수집과 분석을 담당한 연구자들은 소속기관에서 가정전문간호사과정 교육을 담당하여 이론적 민감성을 높이고, 질적연구워크숍에 꾸준히 참여하여 연구역량을 키웠다. 연구자들 중 1인은 질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포함한 다수의 질적연구를 수행하였고, 다른 1인은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이용하여 도구개발연구들을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실무에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대처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29개의 코드(codes)로 명명 후, 유사한 코드를 통합하여 10개의 하위범주(sub-categories)로 구조화하고, 이를 4개의 범주(categories)로 추상화하였다.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실무에서 경험한 어려움은 ‘유일한 의료인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책임감에 짓눌림’, ‘업무지장을 초래하는 가족으로 인해 고달픔’, ‘위협받는 나의 안전에 대한 불안’으로 나타났고, 이에 대한 대처로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 활용하기’가 도출되었다.

범주 1. 유일한 의료인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책임감에 짓눌림

가정전문간호사는 가정 내에서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필요한 의료처치와 간호를 수행하는 유일한 의료인이다. 이에, 참여자들은 환자와 가족, 동료와 소속기관이 참여자들에게 거는 역할기대를 무거운 책임으로 인식하면서 환자의 건강상태 변화에 막중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위범주 1. 내게 집중되는 책임

상기 하위 범주에는 ‘내게 결정을 의지하는 것에서 오는 고뇌’,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야 함’,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가 버거움’이라는 3개의 코드가 포함되었다. 장기간 와상상태로 투병해온 환자가 건강 악화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고 불편한 일이어서, 가족들은 가정전문간호사가 문제를 알아서 해결 또는 대신 결정해주길 바라고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참여자들은 책임에 대한 부담이 커서 병원에 의뢰하고 싶지만, 환자와 가족의 이러한 사정을 너무도 잘 알기에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고뇌하고 있었다.

환자들이 병원에 오시는 게 너무 힘든 걸 알잖아요. 저희는 “응급실 가세요.”하면 편하지만, 과연 이것이 응급실갈 문젠지, 조금 지켜보자고 해야 될 문제인지 이런 갈등 상황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 보호자도 너무 고민이 되니까 저랑 같이 나누고 싶은 거예요. 응급실 가셔서 너무 힘드셨던 거지요. 본인도 결정을 못하고 저도 결정을 못하고 있고, 저희가 스케줄 내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계속 문자오거나 연락오거나 사실 그러거든요. 고민이 되지요, 항상… 항상 고민이 돼요.(참여자 2-H)

참여자들은 가정에서 혼자 의료처치를 수행하는 유일한 의료인이기 때문에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남이 대신 해줄 수 없고 끝까지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에 애를 먹었다.

주사를 놓고 나와야 하는데, 혈관이 없어서 7번, 8번 찔러야 제가 해결을 해야 하는데 손을 바꿀 수가 없고… 손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그 환자는 어떻게든 하고 나와야하는 상황이면 정말 애를 먹을 때가 있고…(참여자 2-J)

가정전문간호사들에 대한 의료진의 신뢰는 가정간호가 환자 건강의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로 이어지면서 모두가 기피하고 어려워하는 환자, 응급상황만 겨우 넘긴 환자도 가정간호 대상으로 도로 맡겨지는 것을 버거워하였다.

교수님(의사)들도 “가정간호만 빛이다, 우리의 돌파구다, 집으로 가면 제일 좋다, 환자도 안정적이고, 전혀 문제없고, 가정간호선생님만 조금 고생 해 달라” 뭐 이런 거 있잖아요.(참여자 1-D)

가정에서(환자가) 위험한 상태일 때(힘들게 결정해서 병원에) 보내놓으면, 이비인후과에서 기본적인 처치를 하고는 “이젠 안 오셔도 돼요. 가정간호사한테 하세요.” 이러시면 너무 대략 난감합니다.(참여자 1-B)

하위범주 2. 환자의 상태변화에 대한 막중한 부담감

상기 하위범주에 ‘운 좋게 응급상황을 모면해서 안도함’, ‘응급상황이 재현될 것 같아 위축됨’, ‘환자의 나빠진 상황이 내 잘못 같음’이라는 3개의 코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할 것을 걱정하는 만큼 응급 상황을 모면했을 때의 안도감도 그에 비례하여 느꼈다.

이 집은 아저씨를 그냥 보내고(임종하게 두고) 싶은 거죠. 그래서 죽어도(병원에) 안 가려고 하는 거죠. 그렇지만 집에서 이렇게 해가지고 돌아가시면 뭔가가 있을 거 같은거예요. 문제가 또 생길 수 있으니까… 보호자는 안 그런다하더라도 “그래서 꼭(병원에) 가야 되나?” 이런 걸 굉장히 많이 물어보고… (중략) 저는 그래서 일단 응급실 가라했는데, 그 한 몇 시간 뒤에 응급실에서 돌아가셨더라고요. 그래서 ‘좀 잘 됐다. 응급실에 와가지고 이렇게 된 게 너무 잘 됐다’ 이렇게 좀 안심한 적이 있었거든요.(참여자 1-D)

병원에 가기 어려운 와상 환자의 응급상황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또다시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것 같은 두려움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었다.

몇 달을 T-can (기관절개관)을 잘 갈았어요. 근데 hypergranulation이 조금씩 되더라고요. 보호자한테 이야기를 했죠. “이비인후과를 좀 가보셔야 될 거 같아요.” 그랬는데 엄마가 “우리 애는 계속 누워있기 때문에 갈 수가 없어요. 선생님이 어떻게 갈아주시면 안 될까요?”그래서 계속 갈게 된 아이였어요. 근데 그날은 갑자기 애가 cyanosis가 온 거에요. 그래서 막 119를 불러가지고 애를 응급실에 보냈죠. 6시간정도 observation을 하고 이제 괜찮아져서 퇴원을 했어요. 그러고 나니까 저는 이제 더 이상 얘를 갈 수 가 없는 거예요.(참여자 1-E)

참여자들은 환자의 상태가 나빠졌을 때 그 상황이 자신의 행위와 무관하더라도 항상 자신에게 잘못은 없는지를 먼저 생각하였다.

제가 ‘무슨 procedure를 잘못해서 이런 이벤트가 생기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일주일 동안 진짜 힘들었어요.(참여자 2-K)

범주 2. 업무지장을 초래하는 가족으로 인한 고달픔

가정간호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환자의 질병치료와 효과적인 건강관리에 가족의 도움과 지지가 필수다. 이에, 참여자들은 가족과 라포를 형성하고 신뢰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면서 업무에 집중하지만, 일부 가족들이 업무 이상의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협조가 잘 되지 않는 경우 업무 수행에 지장을 받아 고달픔을 느꼈다.

하위범주 1. 가족의 과도한 요구에 소진됨

상기 하위범주에는 ‘가족들의 막무가내 식 요구에 시달림’, ‘업무와 무관한 가족 간 분쟁에 시달림’이라는 2개의 코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업무량과 시간이 빡빡한 가운데 자기 위주의 막무가내 식 요구를 해오는 가족에게 매번 기관의 원칙과 상황을 설명하는 실랑이를 반복하다보면 시간과 에너지가 다소모되는 것 같다고 하였다.

계속 우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매번 실랑 이하기에는 너무 소모적이죠.(참여자 2-J)

참여자들은 환자와 가족 전체를 관여하면서 가족으로부터 아무 때고 연락받는 일이 잦다고 하였다. 담당했던 환자의 사망 후 재산분배 과정에서 발생한 가족 간 분쟁처럼 업무와 무관한 호출에 시달리기도 했다: 집안의 분쟁에 저희가 (재판에) 불려가게 되는 경우 되게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시간에 대한 것도 그렇고, (가족) 양쪽에서 다 연락이 오고, 일을 하다가, 운전을 하다가 전화를 받으면 그 분들한테 계속 시달리게 돼요. 내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해야 되는 거고,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게 과연 정말 문제없이 해결이 되는 건지,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제 업무에도 문제가 되고 심리적으로도 너무 힘든 거예요.(참여자 1-G)

하위범주 2. 가족의 비협조로 처치의 어려움

상기 하위범주에는 ‘치료를 이행하지 않는 가족 때문에 힘듦’, ‘물품이 구비되지 않아 치료하기 어려움’이라는 2개의 코드가 포함되었다.

가정에서 환자관리는 주로 가족이 담당하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치료를 잘 이행하는지 점검하는 것도 참여자들의 몫이지만, 관리방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자기 방식과 고집대로 관리하는 가족들을 대하면 정신적으로 힘들다.

내 말에 불이행하고, 보호자가 내 말에 잘 따라 주셔야 하는데 자기 고집대로 하실 때 힘들거든요.(참여자 2-K)

환자에게 필요한 물품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을 때는 치료와 간호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 분은 혈압계도, 체온계도 안사고… 내가 첫 방문 때 (보호자가) “준비가 안 됐다.” 하니까, 내가 한번 가져갔어요. 닦고 하면서 나왔는데, 그 다음에 보호자가 “그렇게 닦고 쓰면 안 돼요?”(중략) 제가 “준비를 하셔야 한다.” 아무리 설명해도 안사시더라고요. 보호자는 “체온계 있어요.” 하는데 고장이 났는지 그게 항상 낮게 나와요.(참여자 2-J)

범주 3. 위협받는 나의 안전에 대한 불안

가정전문간호사들은 다양한 질병과 신체 · 심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가 있는 가정을 대부분 홀로 방문하여 간호를 수행한다. 환자마다 각기 다른 물품을 챙기고 다양한 위치의 가정에 직접 차를 운전하여 이동하는 상황과 간호 수행에 불편한 집안 구조는 참여자들에게 안전에 취약한 물리적 환경으로 인식되었다. 참여자들의 대상자 중에는 정신질환이 있거나 취약한 환자, 가족들도 있어서, 이들로부터 다양한 폭력위협에 자주 노출되지만 홀로 맞닥뜨려야 하는 두려움이 있다. 또한, 참여자들은 법적으로 제한된 의료 환경 속에서 위임받은 의료행위와 간호를 수행하면서 오는 불확실한 법적 안전망에 대한 불안함도 가지고 있었다.

하위범주 1. 안전에 취약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불편함

상기 하위범주에는 ‘물품운반과 처치자세로 나빠진 관절건강’, ‘이동에 따라다니는 교통사고 위험’, ‘감염예방하기 어려운 가정환경’이라는 3개의 코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이 환자를 위해 준비하는 물품에는 무거운 수액이 나 장비들이 많고, 대부분의 가정환경이 쭈그리고 앉아 간호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근무를 하면 할수록 관절건강이 나빠 짐을 호소하였다.

가정간호사들이 관절이 안 좋을 것 같아요. 환자가방을 들고, 거기다 TPN (Total Parenteral Nutrition)은 거의 기본이고, 수액 추가하면 최소 2리터가 넘어가고… 다어깨가 안 좋거든요. 우리가 근무하는 환경이 의자에 앉아서 하거나 서서하고 싶지만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쭈그리고 앉아서 준비하고 line 잡다 보니 무릎하고 고관절, 허리가 안 좋은 것 같아요, 이것을 1~2년 했을 때는, 처음엔 몰랐어요, 아픈지를… 연차가 쌓이다 보니까 이건 완전히 직업병이더라고요.(참여자 2-I)

도로 사정이 각기 다른 가정마다 직접 차를 운전하여 방문하므로 크고 작은 교통사고의 위험이 참여자들을 늘 따라다닌다. 막상 참여자들에게 사고가 났더라도 자신을 기다리는 환자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자신의 불편은 뒤로 하고 방문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교통사고가 많이 좀 났어요. 그것도 문제예요. 저희는 항상 위험에 노출 되어 있으니까, 운전 자체도‥ (중략) 아침에 사고가 나도 남은 환자들은 방문을 해야 되는… 방문을 뺀다는 생각을 못해요. 책임감에…(참여자 2-J)

내가 부주의해서 사고 난 적은 없었고 큰 사고는 또 아니지만, 정차 중이거나 뭐 할 때 천천히 가고 있는데 뒤에서 항상 남들이 마음이 바빠 가지고…(참여자 2-L)

감염 환자를 방문할 때는 기본물품 외에 보호 장비를 더 준비해야 하고, 매 처치마다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더운 방에서 가운을 입고 쪼그려 앉아 처치를 수행해야 해서 철저하게 감염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는 혈액주의보다 접촉주의가 어려운 것 같아요.(가운과 장갑 착용과 같은 예방적 조치를) 하고 가긴 하지만 더운 것도 힘들고, 하다 보면 쪼그려 앉게 되고, 결국은, (집 밖으로) 다 나오면서 사실은 엄격하게 보면 contamination돼서 나오거든요. (그렇게) 하고 그 차(업무용 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가 또 내 차를 타고 그 옷을 입고 집으로 가고…(참여자 2-L)

그 집 앞에서 장갑 벗고 문을 잡아야 되잖아요. 그런 것 자체도 힘든 점이죠.(참여자 2-J)

하위범주 2. 폭력 위협에 보호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상기 하위범주에는 ‘예측할 수 없는 신체 폭력 위협에 대한 두려움’, ‘고문 같은 언어폭력을 감당하기 어려움’, ‘성희롱으로 느낀 수치심’, ‘무슨 일을 당해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두려움’, ‘싫어도 방문을 거부할 수 없는 스트레스’이라는 5개의 코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나 가족이 있는 가정을 홀로 방문할 때 겪는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이 간호 수행 중에 환자나 보호자들이 태도를 돌변하여 갑작스럽게 위협 행동을 할 때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분이 평소에는 괜찮아요. 그런데 갑자기 돌변할 때가 있어요. 무슨 대화를 하다가 자기하고 안 맞거나 자기의 얘기를 인정해 주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라고 하면은 약간 돌변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것을 저희들이 “혼자 가서 너무 힘드니까 못가겠다.”하고, 무척 힘들었는데… 저도 들어갈 때는 항상 그런 생각을 해요. (간호)하다가 갑자기 저 분이 돌변하게 되면… 갑자기 뭘 던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내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참여자 1-G)

방문할 때마다 일부 환자들로부터 받는 지속적인 언어폭력은 고문처럼 느껴져 감당하기 어려웠다.

처음부터 말투 자체가 딱 쌍욕이 그냥 일상화되어 있는 분이었어요.(중략) 이 언어폭력이 사실은 너무너무… 그게 한번 들었던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집에서 계~속 당했던 얘기잖아요. 마지막에는 그 사람의 음성만 들으면 palpitation이 일어나서 이게 감당이 안 되는 거예요.(참여자 1-B)

집에 혼자 있는 남자 환자를 간호하면서 듣는 성적 농담이나 Short Message Service로 전송해온 신체 노출 사진 등은 참여자들을 수치스럽고 불쾌하게 만들었다.

내가 느꼈을 때 수치스러움을 느꼈으면 성추행이잖아요. 진짜 되게 기분이… 갔을 때 마다 되게 야한 농담을 하면서, (환자가) 건장한 남자는 아니니까 그렇게 해서 나를 위협한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약간 추행 당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참여자 2-I)

행동이나 눈빛이 이상한 환자나 보호자를 홀로 방문했을 때의 경험은 사건이 일어나도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공포로 다가왔다.

어머님이 환자였고, 보호자가 아들이었는데, 아들이 머리도 약간 이상하고, 눈빛도 이상하고, 들어감과 동시에 저는 공포감을 느낀 거예요. ‘어떻게든 이 환자를 잘 해주어야 돼.’ 이 생각보다는 ‘빨리 이 집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먼저 드는 거예요. ‘내가 이 집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당할지… 내가 이 집에서 무슨 일을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폭력적인 보호자가 그럴 수도 있고, 그걸 보고 갔는데, 그러니까 순간 너무 공포스러웠어요.(참여자 2-J)

참여자들이 환자나 가족들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또는 불쾌한 상황이 발생하면 가정방문을 중단하고 싶다. 그러나 환자나 가족들이 방문을 거절하지 않으면 간호사들이 먼저 방문을 거부할 수 없는 현실과 위협의 주체가 보호자인 경우처럼 환자의 질병치료와 무관한 사유이거나 이러한 상황이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는 분위기로 인해 방문거부 의사를 꺼내기는 여간해선 쉽지 않다.

보호자나 환자는 간호사를 거부할 권리, 의료진을 거부할 권리가 있는데, 정작 담당간호사는 그 환자를 거부할 권리가 없었던 거예요. 왜냐면 그 사람이 신체적 학대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니잖아요. 언어폭력이고 뭐 이런 상황에서 거부할 수 없다는 데에서 오는 그런 약간 비참함이라든지 그런 뭐 스트레스 이런 게 컸어요.(참여자 1-G)

제가 이런 것을 관리자나 동료에게 얘기했을 때 어떤 면에서는 관리자 입장에서 ‘그렇다고 방문까지 안 갈 정도가 되나?’ 이렇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중략) 간호사가 거부를 한 것 자체를 의사들은 합당하게 이해를 못하는 거고, 결국은 그런 걸로 인해서 가정간호사가 못 간다? 좀 그렇게 내세우기도 좀 그랬던 것 같아요.(참여자 1-B)

하위범주 3. 불확실한 법적 안전망에 대한 불안

상기 하위범주에는 ‘처치의 정당성을 바로 증명할 수 없는 답답함’, ‘송사연루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라는 2개의 코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이 의료처치를 제대로 수행했어도 환자의 상태 변화가 있을 때 가족들이 무조건 참여자 탓으로 돌리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이 때 병원처럼 바로 검사를 통해 처치의 정당성을 증명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답답하다.

제가 이제 막 교체된 간호사였는데(보호자가) 그 전 간호사한테 전화해서 제가 오고 나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면 서 막 제 탓을 막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이거를 “병원 가서 엑스레이 찍었으니까 가세요.”하고 일어나면 정확하게 됐다고 할 수 있는데, 저희는 증명할 수 없는?(참여자 1-B)

참여자들이 수행하는 처치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문제는 의료처치 중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더욱 심각하게 인식된다. 응급상황에서 어떻게 조치할지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보호자들이 소송을 하게 됐을 때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그 책임을 홀로 떠안게 될 것 같은 불안함이 앞섰다.

Terminal state인 환자에게 가정에서 L-tube를 하는 와중에 갑자기 호흡이 정지된 상황인데,‘내가 일단은 심폐소생술하고 이 보호자한테 119 전화하라고 하나?’제가 그냥 빨리 그냥 구급대 전화하고(심폐소생술을) 해야 될지… 만약에 이 환자가 정말 expire하게 됐을 때 나한테 올 파장 뭐 이런… 소송 생각이 막 그 짧은 찰나에 다 나는 거예요. 나는 어떻게 ‘혹시라도 내가 뭐 서명을 해야 되나? 무언가를 해야 되나? 만약에 이 보호자가 sue를 걸면 그 책임을 다 껴안아야 되나?’ 막 이런 생각까지도 다 들 정도였거든요.(참여자 1-C)

범주 4.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 적용하기

참여자들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응급상황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였고, 환자와 가족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가정을 방문하여 홀로 있는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위험이나 환자와 가족과의 갈등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였다.

하위범주 1. 응급상황을 최소화하기

상기 하위범주에는 ‘처치의 순서 바꾸기’, ‘환자방문의 순서 바꾸기’, ‘신중하게 처치하고 경계하기’라는 3개 코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응급상황 경험을 통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의료 처치를 먼저하고 생명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처치는 나중에 수행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그런(응급상황) 경험을 하고 나서는 T-can을 먼저 안 갈아요, 이제 L-tube 먼저 갈고 그럼 또 잘 들어가요. T-can을 먼저 자극하면 안 돼요. T-can 갈고 이러면 spasm, 위축이 오고…(참여자 2-K)

빡빡한 스케쥴 속에서 어려운 처치를 해야 하는 경우 마음이 급해져 평소 잘 하던 처치도 잘 되지 않아 애먹은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민감한 처치를 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방문순서를 모두 오후나 마지막으로 배정하고 있었다.

L-tube가 다 안됐는데, 물론 그래서 두 번 시도하고 되고 이러긴 했는데… 한 번에 이렇게 안됐어요. 그래서 굉장히 자괴감에 빠졌었는데, 그러고 나서는 L-tube 환자는 다 오후로…(참여자 2-H)

참여자들은 자신이 어떤 응급상황을 경험했느냐에 따라 그 부분에 더욱 신중하게 되고, 대상자의 건강상태가 자신의 책임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경계하게 되었다.

저도 T-can 갈 때는 emphysema가 먼저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뽀그락대지는 않는가? 다시 청진을 한 번 더 들어봐?’ 막 이런 생각이 되게 많이 들거든요. 그니까 모든 그 시술에 따른 위험도나 본인이 느끼는 위험도나 이런 것들은 자기가 경험했던 거에서 사고를 느꼈는가에서 오고, 이런 것에 근거해서 행동하는 거 같아요.(참여자 1-F)

‘정말 내가 ENT (이비인후과)를 보내지 않고 엄마가 계속 집에서 해달라고 해서 내가 했다면.’ 음… ‘갈다가 죽었으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그 다음부터는 T-can을 가는 환자 중에 hypergranulation이면 저는 절대 갈지 않습니다. “ENT에 가서 내시경하시고 확인하시고 괜찮다고 하시면 제가 다시 갈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거든요.(참여자 1-E)

하위범주 2. 대상자에게 맞추기

상기 하위범주에는 ‘비위 맞추어가기’, ‘손 바꾸기’라는 2개 코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협조가 잘 되지 않거나 어려운 환자를 방문할 때마다 환자와 가족의 비위에 맞춰가면서 갈등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저희가 이제 뭔가를 하면 어떻게 하던지 보호자님들한테 다 맞춰가면서, 환자분들한테 맞춰가면서 하고…(참여자 1-B)

갈등을 유발하거나 대하기 어려운 환자를 가정전문간호사들이 돌아가면서 맡다보면 문제가 누그러지기도 한다: 정신과 환자라도 가다보면 또 맞는 간호사가 있어요, 어쩌다 한명씩. 그러다 보니까 정말 만능간호사가 없었고, 달래다 달래다 안 되면 관리자가 가고 이랬던 건데, 그러면 조금, 조금 calm down 되고…(참여자 1-D)

하위범주 3. 나를 보호하기

상기 하위범주에는 ‘나 홀로 있는 상황 피하기’, ‘다른 사람에게 나의 상황 알리기’, ‘이동하면서 감정 전환하기’, ‘방문 중단하기’라는 4개 코드가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환자나 가족들의 돌발행동에 대비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부러 가족이 있을 때를 골라 방문하거나, 쉽게 피할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놓는 등 가급적 홀로 있는 상황을 피하였다.

환자분 케어를 위해서는 제가 가야 되는데, (보호자인) 부인이 애기가 장애가 있어서 치료를 하고 오는 그 공백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피해서 그 부인이 올 때 방문하고…(참여자 1-B)

환자랑 저만 있었죠. 창문을 열고 일단은 빌라 문 열고 그리고 아파트는 문제가 (문을) 여나 마난데, 그래도 빌라는 1.5층 정도니까 열면 바로 도로고…(참여자 2-H)

폭력성향이 있는 환자 집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다른 사람에게 전화 요청을 하여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환자의 집에) 들어갈 때 다른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요. 나 이 곳에 들어가니까, 내가 만약에 나한테 전화가 안 오면 전화 좀 해봐요.(웃음) 농담 삼아 그럴 때도 있고…(참여자 1-G)

참여자들은 다음 가정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비협조적이거나 어려운 환자와 가족을 대하면서 쌓인 정신적 앙금을 씻어내고 전환하는 감정의 휴식시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한 환자를 (방문)하고 다음 환자를 (방문)할 때에 여기서 받은 스트레스를 다음 환자를 갈 때는 완전히 비우고 가야 되잖아요, 여기서 남은 앙금을 가지고 가면 안 되는 데, 이동하면서 그런 시간을 가지는 거지요.(참여자 2-H)

여러 가지 노력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환자나 가족의 문제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방문을 중단하였다.

제가 참고, 참고 참았는데, 마지막으로 전화상으로 그 사람이 저한테 욕을 하면서 뭐라고 하니까 너무 너무 이게 감당이 안 되어 가지고… 결국은 제가 관리자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어쩔 수 없이 방문을 중단했어요.(참여자 1-B)

논의

본 연구에서 가정간호실무의 어려움으로 도출된 첫 번째 범주는 ‘유일한 의료인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책임감에 짓눌림’이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에게 모든 의사결정을 의존하는 환자와 가족, 가정전문간호사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갖고 위임하는 의료진 사이에서 집중되는 책임을 버거워하였고, 환자의 상태변화에 대해 막중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임상적 의사결정을 할 때 책임과 부담감이 크다고 토로한 연구[6, 13]와 여러 응급상황에서 신속한 판단과 적절하고 능숙한 중재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나, 가정환경이 문제해결을 위한 대처에 불충분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높다고 한 연구들[8, 12, 17]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 결과의 배경에는 가정간호의 대상이 아급성기 환자나 만성 중증 환자들이 대부분이며[9], 와상상태로 투병하면서 거동이 어렵기 때문에 건강상태가 악화되어도 외래나 응급실을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것[22]을 들 수 있다. 가정간호현장에서 환자와 가족은 정기적으로 만나는 일차의료인이 가정전문간호사이기 때문에 환자 건강상태에 관한 결정을 자주 의지하게 되고, 가정전문간호사는 혼자서 독자적인 임상적 판단에 따라 간호를 수행할 때가 많다[16]. 이렇듯, 가정간호업무의 특성은 가정전문간호사가 비판적 사고를 기반으로 환자 상태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한 임상적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환자에게 발생 가능한 문제를 예측하고 대처할 능력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15]. 임상적 의사결정을 할 때는 의사결정자의 변수, 상황적 변수, 환경특성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데[23], 다양한 자원이 갖추어져 있고 잘 통제된 병원과 달리, 가정은 많은 변수가 개입될 수 있어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정확한 임상적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가정전문간호사들은 자신의 판단을 검증받거나 바로 피드백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추후 문제가 발생하면 그로 인한 갈등과 의료사고의 부담을 안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16], 독자적인 판단과 무거운 책임감 사이에 갈등하게 된다. Kim [7]은 가정전문간호사가 임상지침서를 기초로 결정을 내렸을 때 자신이 보호를 받고,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하였고, Choi와 Lee[15]는 비판적 사고성향과 임상의사결정의 상관성이 높아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계속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가정전문간호사과정 교육과 보수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을 중심으로 가정전문간호사들의 임상적 의사결정 능력을 키우기 위한 비판적 사고훈련과 함께 임상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예시사례들을 발굴하여 사례별 의사결정 과정을 제시한 지침서를 개발하고 교육에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문제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발생 후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대상자 신체 상태에 대한 면밀한 사전 평가와 의사 처방에 의거하여 대처 가능한 물품을 완벽하게 준비한 후 대상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가정간호실무의 어려움으로 도출된 두 번째 범주는 ‘업무지장을 초래하는 가족으로 인한 고달픔’이었다. 참여자들은 일부 가족들의 과도한 요구에 소진되고, 가족의 비협조로 처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형태의 어려움은 가정전문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들에서는 찾기 어려웠으나, 방문사회복지사들이 겪는 어려움[24]과 유사한 결과였다. 환자간호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가정간호에서 가족은 환자간호를 위해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자원이며, 환자와 주 돌봄 제공자를 포함한 가족 전체의 요구를 수렴하여 가족 전체의 상황과 조건에 맞는 간호를 수행하는 것이 가정전문간호사의 역할이다[6]. Oh 등[10]의 연구에서 가정전문간호사들의 가족 대상 추후 관리와 가족문제상담 수행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듯이, 가정전문간호사들의 가족 접촉과 의사소통 빈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가족이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의 배경으로 환자나 가족의 개인적 특성 문제도 있지만, 환자와 가족이 심적, 물적으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퇴원하여 병원에서 가정으로 물리적 환경만 변화했을 뿐, 여러 가지 돌봄 문제와 스트레스 상황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것[26]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Seo 등[25]은 가족 교육을 통한 돌봄 능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자원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따라서 가정간호를 제공하기에 앞서, 가정전문간호사와 가정간호서비스제공기관(이하 기관) 차원에서 환자 · 가족들을 대상으로 가정전문간호사의 역할과 업무범위, 서비스 제공 원칙 등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한편, 가족들의 돌봄 능력과 돌봄 준비 상태, 경제적 수준 등을 평가하여 취약한 부분을 지원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 할 필요가 있겠다.

가정간호실무의 어려움으로 도출된 세 번째 범주는 ‘위협받는 나의 안전에 대한 불안’이었다. 참여자들이 무거운 물품운반과 방바닥에 쭈그려 앉는 처치자세로 어깨와 무릎 등의 관절 건강이 나빠짐을 호소한 것은 같은 대상의 선행연구들의 결과[5, 8, 13, 14]와 일치한다. 병원종사자들이 겪는 근골격계 질환은 환자이동, 물품운반과 관련된 부적절한 작업자세 및 간호자세와 관련성이 크고, 간호업무 중 발생하는 부적절한 자세는 업무부하를 높이고 간호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8]하기 때문에, 환자 간호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참여자들이 이동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을 토로한 것은 교통사고를 경험한 가정전문간호사가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조사된 연구[14], 교통사고 위험, 장거리 운전 및 교통체증, 주차문제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들[5, 8, 13]과 일치하였다. 가정전문간호사들의 하루 평균 운전시간과 운전 거리가 약 3시간, 55 km라는 선행연구결과[8]에서 알 수 있듯이, 가정전문간호사들이 도로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당하고, 그에 따른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 크다. Ryu 등[14]은 이와 같은 근골격계 문제나 교통사고 위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가정전문간호사들 스스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과 더불어 조직차원에서의 구조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를 근거로, 기관에서는 가정전문간호사들이 무거운 물품의 이동을 돕는 장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계에서도 가정근무의 특수성을 고려한 근골격계질환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가정간호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의 열악한 교통상황 속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 현실을 고려한다면[14], 기관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개인차원에서는 가정방문 전 해당 지역의 교통상황과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하여 대비하며, 일정한 주기로 자체 혹은 조직차원에서의 차량점검을 실시하도록 한다. 또한,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정전문간호사들이 빠른 조치와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기관차원의 시스템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참여자들은 다양한 대상자 가정을 방문하여 신체폭력 위협, 언어폭력, 성희롱을 겪으면서, 혼자라서 보호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을 나타냈다. 이는 가정전문간호사[13, 14], 보건소 방문보건인력[26], 방문간호사[27]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가정이라는 사적이고 폐쇄된 공간에서 업무가 수행될 때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폭력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안전 확보가 중요하지만, 본 참여자들은 질병치료와 무관한 사유,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기관의 분위기, 방문거부가 자신의 자질과 책임감 부족으로 인식될 것을 우려하여 웬만해선 방문거부의사를 꺼내기 어렵다고 하였다. 이에 대한 배경은 간호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희생과 헌신을 해야 한다는 무언의 사회적 기대[24], 돌봄자, 옹호자로 교육과 훈련을 받았으며, 환자는 사회적 약자이고 환자에게 해를 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료인들의 인식 등[28]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폭력 위협에 대한 경험은 직업만족도, 간호의 질, 업무 스트레스, 피로, 사직 등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간호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26]. 그러므로 가정간호 관련 단체와 기관 차원의 조직적인 안전 ·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교육을 통한 폭력위협에 대한 의료인들의 인식과 민감도를 높이는 방안[28]이 필요하며, 가정 환경에서의 위험요소에 대한 상세한 대처방안과 폭력 발생 시행동지침 등 안전매뉴얼을 제작 · 교육하며, 필요 시 2인1조 방문과 그에 따른 보상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27]으로 생각된다.

참여자들은 ‘불확실한 법적 안전망에 대한 불안함’을 표현하였다. 가정전문간호사는 의료법 시행규칙 제 24조[11]에 따라 의사의 처방에 따른 간호처치와 의사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포함한 치료중심의 고난이도 전문간호를 수행하는데[10], 예기치 않은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가정이 갖는 한계와 자원부족 속에서 가정전문간호사가 독자적인 임상판단에 따른 간호수행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는 제도적으로 계속 논의되어온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가정전문간호사들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인과관계를 잘 확보하고, 의료행위를 능숙하게 제공하되 수행된 의료행위에 대해 설명과 지도의무를 다하며, 필요시 환자와 가족이 협력의무를 다하도록 교육을 잘 하여 이를 증명할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기고 가족의 동의와 확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본 연구의 네 번째 범주로 도출된 것은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 적용하기’로, 참여자들이 경험한 어려움에 대해 ‘응급상황을 최소화하기’, ‘대상자에게 맞추기’, ‘나를 보호하기’와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대처는 오랫동안의 근무경험과 동료와 선후배로부터의 조언을 통해서 축적된 것들로서 개인적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공통점을 가지며, 경력이 쌓임에 따라 나름대로의 대안을 정리하여 자신만의 간호기술과 대인관계 형성에 대한 노하우를 만들어간다고 한 Suh 등[13]의 연구와 일치하였다. 특히 ‘응급상황을 최소화하기’는 가정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혼자 간호를 수행하면서 경험하는 책임에 대한 부담감과 불확실한 법적 보호망에 대한 개인적 대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개인마다 가진 경험과 능력이 다르고 환자마다 다양한 상황이 존재하는 만큼, 불명확한 업무경계 속에서 개인적 역량에 의존하는 대처방식보다는 제도적 차원에서 명확한 업무수행을 위해 의료기관과 협의된 표준화된 업무지침을 구축하고 적용하는 것[29]이 필요하다. 또한, 직접 경험이 증가하면 대처능력이 증진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리경험 교육이 도움이 될 수 있다[30]. 즉, 간접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가정간호사회와 같은 조직적 차원에서의 경력과 임상배경을 고려한 보수교육과 실제 사례 중심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방문간호사를 대상으로 폭력의 원인을 조사한 Kim과 Nam[27]이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대상자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하는 것이 폭력노출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제언한 것처럼,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환자와 가족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갈등이나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다만, 이러한 대처가 체계적인 접근이기 보다는 개인의 태도와 능력에 따른 것이므로, 처음 가정간호업무를 시작하거나 업무 경험이 적은 간호사의 경우 쉽게 소진될 우려가 크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힘든 환자를 방문할 때마다 많은 감정적 소진을 경험하였고,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감정을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업무수행 중 환자나 가족으로부터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그 환자를 담당한 가정전문간호사 개인의 몫일 수 있으나 그들이 속해 있는 조직차원에서도 책임을 공유하고 이를 함께 풀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며, 그룹과 함께 하는 비판적 성찰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22]. 즉, 어려웠던 상황이나 갈등에 대한 경험을 동료들과 비판적 성찰을 통해서 토의하고 합의된 결론을 통해서 실무에 도움이 되는 의사소통 전략이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참여자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나 홀로 있는 상황 피하기’, ‘다른 사람에게 나의 상황 알리기’는 Suh 등의 연구[13]와 일치하였고, Lee 등[26]과 Kim과 Nam [27]이 폭력예방 대처전략으로 제시한 방법과 동일하여 개인적인 차원에서 잘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참여자들의 ‘방문 중단하기’에는 단순한 중단이 아닌, 신변 위협이 지속됨에도 환자간호의 책임이 있기에 참고 방문을 계속 이어나간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이 결과는 선행연구들[26, 27]에서 ‘감정을 삭이고 일을 계속 한다’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선행연구들을 통해 소극적인 대처는 다음번 폭력 발생의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기관차원에서 폭력보고체계를 비롯한 예방 및 관리체계 확립이 필요하며, 제도적 보호 장치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26, 27]이 계속 강조되어 왔으나, 여전히 실무현장에서 쉽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안전한 업무환경 속에서 대상자들에게 양질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기관과 실무단체를 중심으로 가정간호 특성에 적합한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연구와 제도적 장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에서 경험한 어려움을 알아보고 대처방식을 탐색함으로써 안전한 가정간호실무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포커스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가정전문간호사들의 경력이 평균 13년이기 때문에, 가정전문간호사들의 입직 초기 어려움의 특성은 구체적으로 도출하기 어려웠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가정전문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소규모 병원에 소속된 가정전문간호사로 확대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따를 수있고, 참여자들이 모두 여성이었기 때문에 남성 가정전문간호사가 가지는 경험과 다를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가정전문호사들이 가정간호실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이에 대처 방식을 알아봄으로써, 가정간호를 제공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가정전문간호사들의 안전한 근무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시도되었다. 가정간호서비스가 시작된 지약 20년이 되었지만, 가정이라는 환경적 특성, 만성 중증 환자와 가족이 가지는 특성, 법적 · 제도적 한계로 인한 어려움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과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이 개인적 역량에 주로 의존하고 있음을 본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사회 만성질환자들이 전문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정간호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가정전문간호사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한 조직적, 제도적 차원의 체계적인 개선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에 본 연구자들은 가정전문간호사들의 실무에서의 어려움과 대처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가정전문간호사들의 직무교육 요구를 파악하여 다양한 주제를 경력과 능력에 맞추어 실시하는 보수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가정간호 실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례와 실습을 중심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될 필요가 있겠다. 둘째, 가정간호실무의 어려움으로 인한 소진을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가정전문간호사가 업무환경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가정간호 적합 안전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개발된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가동될 수 있도록 해당기관이나 보건당국에 건의하여 수용되도록 노력할 것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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