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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PHN : Research in Community and Public Health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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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J Korean Acad Community Health Nurs > Volume 33(1); 2022 > Article
Original Article A Study on the Gongjungwisaeng Kanhohak, the First Korean Textbook for Public Health Nursing
Kyung Ja June, Ggod Me Yi

DOI: https://doi.org/10.12799/jkachn.2022.33.1.84
Published online: March 31, 2022
1Emeritus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Soonchunhyang University, Asan,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Sangji University, Wonj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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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tend the knowledge about the textbook,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in Korean, Gongjungwisaeng Kanhohak) which is published in 1933 by the Nurses' Association of Korea.
Methods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was investigated from the cover page to the last page and compared with two original books and other nursing books published in modern Korea.
Results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was the forth published Korean nursing textbook and the first published Korean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Rosenberger, a missionary nurse from USA, Lee Keumjeon, Korean public health nurse who studied in Canada, and other Koreans were in charge of translation, etc. It is a user‐friendly book written mainly in Korean (Hangul) with Chinese characters and included the English table of contents, preface and back cover. Most of its contents were extracted and translated from two original books, one is Public Health Nursing by Mary Gardner and the other is Personal Hygiene Applied by Jesse Williams. It is worth noting that the book not only introduced the public health nurses’s activities across the country, but also focused on the information necessary for common health problems at that time.
Conclusion
From the Public Hygiene and Nursing, it can be seen that public health nurses had been independently educated since Imperial Japan’s colonial period, and public health nursing was growing as a independent field in Korea.


J Korean Acad Community Health Nurs. 2022 Mar;33(1):84-95. Korean.
Published online Mar 31, 2022.  https://doi.org/10.12799/jkachn.2022.33.1.84
© 2022 Korean Academy of Community Health Nursing
우리나라 최초의 보건간호학 교과서 “공중위생간호학” 연구
전경자,1 이꽃메2
1순천향대학교 간호학과 명예교수
2상지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A Study on the Gongjungwisaeng Kanhohak, the First Korean Textbook for Public Health Nursing
Kyung Ja June,1 and Ggodme Yi2
1Emeritus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Soonchunhyang University, Asan,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Sangji University, Wonju, Korea.

Corresponding author: YI, Ggodme. Department of Nursing, Sangji University, 83 Sangjidae-gil, Wonju 26339, Korea. Tel: +82-33-738-7621, Fax: +82-33-738-7620, Email: yime@sangji.ac.kr
Received December 15, 2021; Revised February 15, 2022; Accepted February 15, 2022.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tend the knowledge about the textbook,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in Korean, Gongjungwisaeng Kanhohak) which is published in 1933 by the Nurses' Association of Korea.

Methods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was investigated from the cover page to the last page and compared with two original books and other nursing books published in modern Korea.

Results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was the forth published Korean nursing textbook and the first published Korean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Rosenberger, a missionary nurse from USA, Lee Keumjeon, Korean public health nurse who studied in Canada, and other Koreans were in charge of translation, etc. It is a user–friendly book written mainly in Korean (Hangul) with Chinese characters and included the English table of contents, preface and back cover. Most of its contents were extracted and translated from two original books, one is Public Health Nursing by Mary Gardner and the other is Personal Hygiene Applied by Jesse Williams. It is worth noting that the book not only introduced the public health nurses’s activities across the country, but also focused on the information necessary for common health problems at that time.

Conclusion

From the Public Hygiene and Nursing, it can be seen that public health nurses had been independently educated since Imperial Japan’s colonial period, and public health nursing was growing as a independent field in Korea.

Keywords: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 History of nursing; Korea
공중위생간호학; 보건간호; 교과서; 간호역사; 한국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1933년 조선간호부회에서 “공중위생간호학(公衆衛生看護學)”을 출판하였다[1]. 한국에서 최초로 출판된 간호학 서적은 1908년과 1910년 각각 상, 하권이 출판된 “간호교과서”이고[2], 그밖에 1918년에 출판된 다른 “간호교과서”를 비롯하여[3] “실용간호학전서”와 “간호사” 그리고 이 “공중위생간호학”이 해방 이전에 출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4]. 자체적인 전공 서적 출판이 드물었던 일제강점기에 이렇게 간호학 서적이 출판된 것은 간호학계뿐 아니라 학문 전반적으로 매우 의미가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간호교과서”를 제외하고는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들 책이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출판되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간호학회지와 일반 역사학회지에 종종 발표된 간호역사 연구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까지의 한국 간호, 그중에서도 간호교육에 관한 것이다. 이 시기는 한국에 서양식 근대 의료가 도입되면서 직업적 간호가 시작되어 교육과 면허가 제도적으로 자리매김하는 성장과 변화를 경험한 때이다. 1972년 Hong [5]이 박사학위 논문에서 한국 근현대 간호를 교육과 제도 중심으로 정리하면서 개항에서 일제강점기까지의 간호교육을 중요하게 다루었고, Yi [6]의 “한국근대간호사”에서 개항에서 일제강점기까지의 간호교육을 제도, 실무와 연관하여 포괄적으로 정리하였다. 또한, 간호 교육기관의 특성에 따른 분석으로 관공립계 간호교육에 관한 연구[7]와 선교계 간호교육에 관한 연구가 있는데, 선교계 간호교육에 관한 연구는 한국 최초의 간호학교인 보구여관 간호원 양성소에 관한 연구[8, 9, 10]가 가장 활발하고, 간호교육에 영향을 미친 선교간호사에 관한 연구[11, 12], 선교계 간호학교 초기 졸업생에 관한 연구[13, 14]가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등에서 각 학교의 출발에서 일제강점기까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적이 나왔다[15, 16, 17].

그러나 이와 같은 연구에서 밝힌 간호교육은 관련 법규와 선교계 보고서, 신문, 잡지 등의 관련 기사를 주요 1차 사료로 하였기 때문에 교과과정, 그리고 간호교육과 실무에 관한 단면적 기술이나 에피소드 중심이다. 따라서 실제 간호교육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하여는 상당히 제한적으로만 밝혀져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 다행히 최초의 “간호교과서”가 등록문화재 제 658호로 등록된 것을 계기로, 국내 간호학계에서 최초로 이 서적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2] 초기 간호학교에서 이루어진 교육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간호교과서”는 병원에서의 간호를 전제로 하여 인체 해부, 외과 간호법, 기본 간호술, 내과 간호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면서 지역사회간호에 관하여는 따로 다루지 않았다.

한편, 개항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지역사회간호 관련 역사 연구로 선교계의 보건간호사업[18], 1920년대 보건간호사로 활동한 한신광[19]과 1930년대 보건간호사로 활동했던 이금전에 대한 연구[20]가 발표되었고, 이를 통하여 일제강점기 선교계 보건간호 사업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Lee 등 [21]은 근대 보건간호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고찰하였는데 1908년부터 약 1세기 동안의 변화를 보건소 및 지역보건사업 관련 제도 변화에 따라 기술하였다. 그렇지만 이상의 연구에서도 선교계의 보건간호가 어떤 내용으로 교육되었는지, 어떤 특이점과 고유성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에서 정규 간호교육이 시작된 이후 출판된 최초의 보건간호학 서적이자 20세기 전반까지 출판된 유일한 보건간호학 서적인 “공중위생간호학”의 모습과 내용, 원저와 원저자, 그리고 출판 관련 조직과 인물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한국 지역사회간호학 교육과 실무의 위상과 고유성을 이해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하여 현재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의 발전에 시사하는 의미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1933년 조선간호부회에서 출판한 한국 최초의 지역사회간호학 서적인 “공중위생간호학”의 모습과 내용, 원저와 원저자, 출판 관련 조직과 인물을 분석하여 한국의 지역사회간호학 교육 및 실무의 초기 생성과 발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 있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1933년에 출판된 “공중위생간호학”을 1차 사료로 하여 출판 배경과 의미를 연구하는 사적 연구방법을 적용한 역사연구이다.

2. 분석대상

1933년 조선간호부회에서 출판한 “공중위생간호학”이라는 단행본 서적과 원저가 된 영문 서적, 출판에 관계된 인물과 조직이다.

3. 자료수집 및 분석방법

본 연구는 그동안 존재만 알려져 있던 “공중위생간호학” 원본을 찾는데서 시작하였다. 도서정보 전자검색 시스템을 이용하여 국립중앙도서관과 대구대학교 청파도서관에 원본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중 대구대학교 청파도서관으로부터 원본을 대여하였다. 그리고 책의 모습, 구성, 내용 등을 파악하였다.

다음으로는 “공중위생간호학”이 어느 책을 원저로 하였는지 추적하였다. 한글과 영문 속표지와 서문을 통하여 메리 가드너(Mary Gardner)의 “보건간호학(Public Health Nursing, PHN)”과 제스 윌리엄스(Jesse Williams)의 책을 번역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PHN의 어느 판본을 번역했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았고, 제스 윌리엄스의 책 중에 어느 것인지는 제목도 나타나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공중위생간호학”이 나온 1933년을 기준으로 하여, 그전에 출판된 PHN의 모든 판본, 그리고 제스 윌리엄스가 출판한 책들의 그 이전 모든 판본을 PDF로 입수하였다. 그리고 “공중위생간호학”과 목차와 내용을 비교한 결과, 제스 윌리엄스의 책 중에 “개인위생 적용(Personal Hygiene Applied, PHA)”을 번역하였음을, 그리고 PHN과 PHA 각각 원저가 된 판본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중위생간호학”과 원저가 된 PHN 및 PHA 판본을 자세히 비교하면서 내용 구성, 발췌와 번역의 특징 등을 파악하였다.

“공중위생간호학”의 출판 배경을 파악하기 위하여 출판에 관여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는 조직과 인물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그리고 “공중위생간호학”이 출판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하여 최초의 간호학 서적 “간호교과서”와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였고, 당시 선교계 간호교육과 보건간호 실무, 기독교계와 의학계의 출판 동향에 대한 기존 연구를 검토하여 분석하였다. 이상을 통하여 “공중위생간호학”이 출판된 배경과 의미, 원저와의 공통점 및 차이점, 보건간호학 교과서로서의 고유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4. 기술상의 특징

“공중위생간호학”의 목차나 문장 등을 책에 기술된 그대로 인용한 경우 이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작은따옴표를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논문의 가독성을 높이고 개념의 혼돈을 피하기 위하여 맞춤법 등은 수정하여 기술하였다. 예를 들어 “공중위생간호학”에서는 ㅺ, ㅾ 등 옛 한글, ‘만히 발달되엇습니다’나 ‘푸라비댄스’ 등 당시의 맞춤법과 외국어 표기 방식을 사용했지만 본 논문에서는 현대 한글과 맞춤법, 그리고 외국어 표기법으로 바꾸었다. 또한 한자만으로 표기되어 있는 부분을 본 논문에서는 한글로 기술하였다. 그밖에도 몇몇 용어를 통일하였다. “공중위생간호학”에서는 간호원과 간호부(看護婦)를 혼용했는데 본 논문에서는 모두 ‘간호사’로 하였고, 퍼블릭 헬스 너싱(public health nursing)을 의미하는 것은 보건간호로, 디스트릭트 너싱(district nursing)을 의미하는 것은 구역간호로, 비지팅 너싱(visiting nursing)을 의미하는 것은 방문간호로 기술하였다.

연구결과

1. “공중위생간호학”의 모습

“공중위생간호학”은 앞표지, 속표지, 서문, 목차, 본문 119쪽, 판권 등의 정보, 영문 목차, 영문 기부자 명단, 영문 서문, 영문 속표지, 영문 뒤표지의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앞표지에서 판권 등의 정보까지는 주로 한자와 한글을 사용했으며 세로쓰기로 되어 있다. 그 다음 영문 목차에서 영문 뒤표지까지는 영어알파벳, 로마자와 아라비아숫자를 사용했으며 가로쓰기로 되어 있다.

책의 앞표지에는 책 제목이 인쇄되어 있는데, 좌측 상단의 위아래로 긴 겹선 네모 박스 안에 ‘공중위생간호학(公衆衛生看護學)’ 7자의 한자가 인쇄되어 있으며 그 이외에는 아무 글자나 그림 없이 깨끗하다.

속표지에는 주요 서지 사항이 밝혀져 있다. 즉, ‘미국인 메레, 가드너 제 에프, 윌리엄스 공저’, ‘조선간호부회 선정번역’, ‘공중위생간호학’, ‘조선야소교서회 발매’라고 원저자, 선정 및 번역 주체, 책 제목, 발매 주체를 명시하였다. 이중 원저자 이름만 한글로 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

그 다음 서문은 한자혼용의 한쪽 분량으로, 맨 아래에 ‘노선복(魯仙福)’이라고 서문 쓴 사람의 이름을 밝혔다. 그 다음 목차에는 총 2편 10장 각각의 제목과 각 장의 쪽수를 표기했는데, 장 제목의 조사를 한글로 표기한 것을 제외하고는 숫자까지 모두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

그 다음 본문부터 쪽수 표기가 시작되는데, 본문은 총 119쪽이다. 본문 전체가 한자혼용으로 한글만 쓰거나 한자만 사용했지, 같은 단어에 대하여 한글과 한자를 같이 표기하는 한자병기는 하지 않았다. 편과 장이 바뀔 때는 새로운 쪽에서 시작하고, 제목은 크고 굵은 활자를 사용하여 눈에 잘 띄게 하였다. 쪽수를 포함하여 본문의 모든 숫자는 한자로 표기하였다. 영어알파벳은 본문의 일부분에서만 일부 영어 단어와 고유명사를 표기하는데, 그리고 제2장 제4편만 일부 내용 분류에 사용하였다. 본문 전체에서 기호는 마침표, 쉼표, 홑낫표와 겹낫표, 붙임표(하이픈), 방점, 소괄호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각주나 미주, 그림, 표, 도표 등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본문 마지막인 119쪽 다음 장에는 발행 연월일, 금액 등 인쇄와 발행에 관한 정보가 나오는데 모두 한자로만 표기하였다. ‘소화 팔년 사월 사일 발행, 정가 금 칠십오원전, 판권소유 경성부 인사동 백구십사, 편집 겸 발행자 노선복, 경성부 옥인동 백이십팔, 인쇄자 문홍선, 경성부 종로, 인쇄소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관, 경성부 남대문통 세브란스병원, 발행소 조선간호부회, 경성부종로이정목, 발행소 조선야소교서회’가 그 내용이다.

그다음부터는 영문으로 되어 있다. 영문 목차에서는 숫자 표기에 로마숫자와 아라비아숫자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별도의 쪽에 기부자에 대하여 명기하였다. 영문 서문과 영문 속표지의 내용은 국한문 서문 및 국한문 속표지와 유사하지만 약간 더 자세하다. 특이한 것은, 속표지와 뒤표지의 영문 책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속표지에는 ‘A TEXT BOOK ON “Public Health Nursing”’이라고 되어 있고, 뒤표지에는 ‘PUBLIC HEALTH NURSING TEXT-BOOK’이라고 되어 있다.

2. “공중위생간호학”의 내용

국문 서문에서 일차적으로 한국의 보건간호교육을 위하여 이 책을 출판되었음을 명시하고, 가드너의 승낙을 받아 PHN에서 7장을 발췌하고 나머지 3장은 다른 책에서 초역(抄譯)했다고 기술하였다. 그리고 출판비용을 기부한 미국 여성 두 명, 그리고 책의 출판을 도운 한국인 네 명의 이름을 언급하였다.

본문은 크게 ‘제1편 공중위생간호사’와 ‘제2편 공중보건문제’ 둘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은 ‘제1장 공중위생간호의 발전’, ‘제2장 공중위생간호의 운동’, ‘제3장 조선에 창설된 보건사업의 개관’, ‘제4장 근본원리’, ‘제5장 현대의 문제’로 이루어졌다. 제2편은 ‘제1장 건강의 의의’, ‘제2장 아동의 보건사업’, ‘제3장 학동의 보건사업’, ‘제4장 특수질환의 예방’, ‘제5장 결핵병의 예방’으로 구성되었다.

제1편 제1장 ‘공중위생간호의 발전’은 고대, 중세를 거쳐 근대에 이른 공중위생과 간호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나이팅게일(Nightingale), 윌리암 라스본(William Rathbone)과 함께 일했던 간호사 휴스(Hughes)의 구역간호를 주요 내용으로 영국의 공중위생간호 발전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2장 ‘공중위생간호의 운동’에서는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에서 간호사 양성의 발전과정을 소개하면서 19세기말 보스톤 구역간호사회 조직, 전국적인 방문간호사업 기관의 설립 등을 설명하였다. 그밖에 이태리, 남아메리카, 쿠바, 필리핀에서의 보건간호를 간략히 소개하였다. 또한 보건간호운동의 차원에서 활동한 세 간호사의 사례를 추가하였다.

제3장 ‘조선에 창설된 보건사업’의 개관에서는 당시 전국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선교계 보건간호 사업을 소개하였다. 먼저 서울 태화여자관의 보건사업을 자세히 소개하고, 공주, 인천, 강계, 안동과 회령, 남선지방(진주, 마산, 통영, 광주), 대구, 개성, 함흥과 원산, 평양 지역으로 소제목을 구분하여 활동했던 선교사와 대표적인 사업에 대해 간략히 서술하였다.

제4장 ‘근본원리’에서는 일반적으로 공인할만한 보건간호의 9가지 원리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5장 ‘현대의 문제’에서는 먼저 간호사 교육 문제에 대해 설명하였다. 보건간호를 수행하는 간호사는 병원에 설치된 학교 출신이어야 하지만 보건에 대한 경험과 교육이 필요하고, 이를 더 공부하려는 학생에게 시간을 넉넉히 허락할 것을 제안하였다. 보건 과목으로 역사와 보건발달사, 조직방법, 사업관리법, 도시와 공장의 보건시설, 가사, 현대의 사회문제, 사회상 입법 등을 제시하였다. 두 번째 문제로 보건간호 사업을 방문간호사회에서 잘 실험하고 경험하여 이 사업의 가치를 증명한 결과 오늘날은 각 도나 시에서 여러 방면으로 이 사업을 책임적으로 하려는 경향이 많음을 서술하였다. 그리고 관 주도의 보건간호가 민간 차원의 독립적인 간호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서술하였다.

제2편 제1장 ‘건강의 의의’에서는 건강을 광의의 의미로 서술하고, 건강의 진정한 정의는 시기와 장소에 따라 각기 정의되며 현재의 건강 정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인도자의 영향, 조직의 영향, 국민생활의 영향을 서술하였다. 끝으로 건강의 목적은 건강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함으로 생활 자체를 건전하게 하여 최선의 아름다운 삶과 봉사를 하려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제2장 ‘아동의 보건사업’에서는 미국에서 아동보건사업이 발달하게 된 배경과 아동보건사업의 영향에 대해 소개하였다. 아동보건사업을 위한 준비에 앞서 사회실정조사표 작성에 대해 설명하고, 아동보건사업에 관한 준비 사항을 나열하였으며, 임산부가 산전과 산후에 휴양하는 법률을 제정할 필요성과 내용에 대해 서술하였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임신기, 순산기, 2세 이하의 영아기, 2세 이상의 아동기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제3장 ‘학동의 보건사업’에서는 미국과 영국의 학교보건사업 발전 과정에 대해 소개하였으며 학교보건사업의 범위를 7가지로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서술하였다. 이에 따라 학교간호사의 직무를 보건교육과 신체 검진 및 아동 건강관리, 가정방문 및 부모교육의 범주로 구분하여 상세히 제시하였다.

제4장 ‘특수질환의 예방’은 위생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질병의 종류를 전염병, 영양불량, 급성 중독, 만성 변성 질환, 기능적 신경통, 국소 전염병, 암종과 종창으로 구분하고 각 질병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였다. 전염의 경로와 질병의 예방, 특수적 예방으로 인공저항력에 대해 소개하였으며 전염병 예방에서는 각 질환별로 원인, 잠복기, 증상, 예방에 대해 설명하였다. 영양 질환으로는 구루병, 괴혈병, 채독증(菜毒症), 당뇨병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급성 중독의 예방과 만성 변성 질환의 예방을 각각 간략히 소개하였다. 기능적 질환에 대해서는 신경쇠약과 히스테리아를 소개하고, 국소전염의 원인과 예방을 간략히 제시하였다. 끝으로, 암종의 예방에 대해 원인과 예방으로 설명하였다.

제5장 ‘결핵병의 예방’에서는 결핵 예방의 역사적 배경을 서술하고, 1920년대 미국의 결핵 실태와 결핵 예방 운동의 성과를 소개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밝혀진 결핵 예방과 치료에 대해 설명하였다. 결핵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가 전염병 예방을 위해 세 부류로 대상자를 분류하고 각각에 대한 접근을 서술하였고, 결핵 환자에 대한 간호법을 간호사 양성기관에서 중시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였다.

3. “공중위생간호학”의 원저와 원저자

“공중위생간호학”은 메리 가드너(Mary M. Gardner, 1871-1961)의 “보건간호학(Public Health Nursing, PHN)” 1925년도 재판[22], 그리고 제스 윌리엄스(Jesse F. Williams, 1886-1966)의 “개인위생적용(Public Hygiene Applied, PHA)” 1925년 재판[23] 등 두 권의 책을 원저로 하였다. 전체 열 개의 장중에 가드너의 PHN에서 7개 장을 발췌하였고, 제1편 제3장 ‘조선에 창설된 보건사업의 개관’은 영어로 작성된 한국의 보건간호 사업에 대한 자료를 조정환이 번역하였고, 제2편 제1장 ‘건강의 의의’와 제4장 ‘특수질환의 예방’은 PHA에서 부분 발췌, 번역하였다.

메리 가드너는 미국의 보건간호사이자 간호계의 지도자이며 사회개혁가이다. 뉴포트병원 간호학교(Newport Hospital Training School for Nurses)를 졸업하고 1905년 프로비던스 구역간호회(Providence District Nursing Association)에서 1931년까지 활동하였다. 릴리안 왈드(Lillian Wald)와 함께 1912년 미국보건간호협회(the National Organization for Public Health Nursing)를 출범시켰고, 1913년에서 1916년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국 적십자사 보건간호부서의 감독을 지냈고, 1925년에서 1933년까지 국제간호협회(International Council of Nurses)의 보건간호 상임위원회장을 역임하였다[24].

가드너의 첫 번째 저서로 1916년에 나온 PHN은 최초의 종합적이고 권위 있는 보건간호에 관한 저술로써 구역간호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기를 원하는 수많은 간호사의 숙원을 충족시켰다는 평[25]을 받으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 책은 미국 간호사들에게 성경처럼되었으며 교재이면서도 구역 간호회를 어떻게 설립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한 명의 간호사가 공중보건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그리고 일반인인 관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도 조언하였다. 1925년에는 개정판이 출판되었고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되었다[24, 26].

제스 윌리엄스는 컬럼비아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교수와 미국체육교육협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특히 체육교육 발전에 기여하였고, 평생에 걸쳐 단독 혹은 공동저서를 41권이나 냈다[27]. 1922년 초판이 나온 PHA는 개정을 거듭하며 출판되고 여러 전문지에서 반복하여 소개할 정도로 유명하고 큰 인기를 끈 책이었다. 윌리엄스는 이 책의 목적이 인간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며, 보건학 전공 대학생뿐 아니라 사회학, 철학, 교육학 등 다양한 전공 학생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의사, 교사, 간호사, 사회사업가가 생활의 지침이 필요한 부모, 환자에게 권할만한 책이기도 하다고 하여[23] 여러 분야의 전공자에서 일반 대중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독자를 대상으로 집필하였음을 밝혔다. 윌리엄스의 궁극적 관심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개인의 성장이며, PHA는 건강해야 삶을 잘 영위할 수 있다는 그의 신념[28]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시기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PHA은 출판 이후 여러 전문지에 서평이 실렸다. 그중 미국간호협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Nursing)에서는 반복하여 서평을 내서 이 책이 간호계에 널리 알려지도록 하였다. 1922년 첫 서평에서는 “이 책의 위대한 가치는 건강의 규칙(rules)을 설명하고, 이를 (중략) 인간 행동의(중략) 원천과 연결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29] 호평하였고, 1923년에는 “책의 전반적 정신은 온건하고, 정보는 최신이며, 간호사들에게 무조건 추천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30], 1925년에는 “간호학계에서 자리 잡힌” 이 책이 재판이 나오면서 여러모로 개선되었다[31]고 평가하였다.

“공중위생간호학” 제1편은 제3장을 제외하고는 PHN 1편 보건간호의 발전(the development of public health nursing)에서 발췌하였다. 즉, 제1장 ‘공중위생간호의 발전’은 PHN 1편 1장 ‘역사(History)’에서 동 런던 간호협회 창설까지를 발췌한 것이다. 제2장 ‘공중위생간호의 운동’은 PHN 2장 ‘역사, 계속(history, continued)’ 일부와 3장 ‘해외의 발전(foreign developments)’ 중 중국, 남아메리카,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를 제외하고 미국, 프랑스, 이태리, 영국, 쿠바, 필리핀, 캐나다에 대해 발췌하였다. 제4장 ‘근본원리’에서는 PHN 4장 ‘근본 원리(fundamental principles)’의 9가지 원리를 모두 제시하였으나 각 원리에 대한 설명 중 영국이나 미국의 구체적 상황이나 사례를 삭제하고 일부를 발췌하였다. 제5장 ‘현대의 문제’는 PHN 5장 ‘현대의 문제(modern problems)’에서 제시한 4개의 문제 중 보건간호원 교육(education of the public health nurse)과 공공 또는 민간 통제(public or private control of work) 부분을 발췌하였다.

제2편은 윌리엄스의 PHA에서 발췌한 1장과 4장을 제외하고는 가드너의 PHN 5편 ‘보건간호의 전문분야(special branches of public health nursing)’에서 발췌하였다. 제2장 ‘아동의 보건사업’은 PHN 5편 3장과 4장에 걸쳐 기술된 ‘아동의 복지(child welfare)’ 중 3장만 발췌하였고, 제3장 ‘학동의 보건사업’은 PHN 5장 ‘학교(school)’를 발췌하였으나 한국의 상황에 맞춰 마무리하였다. 제5장 ‘결핵병의 예방’은 1장과 2장 ‘결핵(tuberculosis)’ 중 1장의 일부를 발췌하였다.

가드너의 PHN 중 “공중위생간호학”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은 2편 ‘민간 영역의 보건간호(under private auspices)’, 3편 ‘공적 영역의 보건간호(public health nursing under public auspices)’, 4편 ‘간호직군(nursing group)’, 그리고 5편 중에서 6장 ‘정신건강(mental hygiene)’, 7장 ‘산업 분야(industrial)’, 8장 ‘성병(veneral disease)’이다. 마지막 6편 ‘기록과 통계(records and statistics)’, 그리고 부록으로 수록된 연표, 미국보건간호협회, 적십자사의 보건간호서비스, 전미보건협회(National Health Council), 간호교육연구위원회의 결론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공중위생간호학” 제2편 제1장 ‘건강의 의의’는 PHA 1편 ‘건강의 의미(the meaning of health)’를 발췌하였다. 1편을 네 부분으로 나눈 것, 각각의 제목인 ‘건강의 정의’, ‘건강의 진정한 정의’, ‘현금의 정의’, ‘최선을 다하여 살며 힘을 다해 봉사함’, 그리고 대부분의 내용을 상당히 충실히 번역하였다.

제2편 제4장 ‘특수질환의 예방’은 윌리엄스의 PHA 13편 ‘특수질환의 예방(prevention in specific diseases)’을 발췌했는데, ‘위생의 필요’에서부터 ‘세계적 질병’, ‘질병의 종류’, ‘병의 원인’, ‘전염의 경로’, ‘질병의 예방’ 까지는 원저와 제목, 순서,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 그렇지만 그 이후인 ‘전염병 예방’은 PHA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즉, 열거된 전염병 17개는 PHA에 나오는 전염병 21개 중 4개를 제외하고는 순서까지 똑같지만, 원저에서 3번째로 언급한 재귀열(relapsing fever)과 19, 20, 21번째로 언급한 선모충병(trichiniasis), 십이지장충병(hookworm disease), 촌충(intestinal tapeworms)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공중위생간호학”에서는 전염병 17개 각각에 대하여 원인, 잠복기, 증상, 예방을 나누어 기술했는데, PHA에서는 21개 전염병 각각의 원인과 예방만을 기술했다. 즉, “공중위생간호학”에서는 PHA에서 다루지 않은 잠복기와 증상을 중요하게 기술하였고, 원인과 예방에 관한 부분도 내용이 PHA와 다르다. 그 다음 부분은 ‘영양상 질병의 예방’으로 구루병, 괴혈병, 채독증, 당뇨병 등 4가지 질병에 대하여 각 질병의 원인과 예방을 기술했다는 점에서 PHA와 동일하다. 그렇지만 PHA에서 5번째부터 열거되어 있는 통풍(gout), 갑상선종(goiter), 크레티니즘(cretinism)과 점액수종(myxedema), 비만(obesity)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다음 ‘급성 중독의 예방’에서부터 ‘만성 변성 질환의 예방’, ‘기능성 질병 예방’, ‘국소 감염’, ‘악성종양’, ‘어떤 기회가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 ‘요약’까지는 윌리엄스의 PHA를 상당히 충실히 번역하였다.

4. “공중위생간호학” 출판 관련 조직과 인물

“공중위생간호학”의 출판과 관련하여 원저자를 제외하고 세 개의 조직과 일곱 명의 인물이 책에서 언급된다. 그중 가장 중심이 되는 조직은 조선간호부회로, 이 책을 ‘선정번역(選正飜譯)’ 했으며, 발행소로 나와 있다. 그리고 영문 속표지에는 ‘조선간호부회 출판(published by the Nurses’ Association of Korea)’이라고 되어 있다. 또한 영문 서문 맨 마지막에 ‘조선간호부회 교과서위원회의 후원으로 출판되었음(Published under the auspices of the Text Book Committee of the Nurses' Association of Korea)’이라고 되어 있어서, 교과서 출판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에서 “공중위생간호학” 출판을 추진한 것을 알 수 있다.

“공중위생간호학”의 발매소는 조선예수교서회이다. 조선예수교서회는 한국에 들어와 활동하던 선교사들이 1890년 창설한 조선성교서회에서 시작된 출판사이다. 종교 서적과 계몽서적을 위주로 출판하다가 1916년 조선예수교서회로 명칭을 변경한 후 언론과 교육까지 폭을 넓혔다. 발행 서적의 수가 1930년 88종, 31년 95종, 32년 134종, 33년 158종으로 늘어났고, 기독교 신앙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나 일반상식, 의료, 보건, 인문 교양 등 다양한 성격의 서적이 기획되고 출판되었다[32].

“공중위생간호학”의 인쇄소는 경성 종로에 위치한 조선중앙기독교 청년회관으로, 영문 속표지에는 ‘조선기독교청년회 인쇄소(the Korean Y.M.C.A. Press) 인쇄’라고 되어 있다. 인쇄자로 나온 문홍선은 당시 인쇄소 대표자로 보인다. 조선기독교청년회는 종로에 회관을 설립한 초기부터 인쇄기를 구비하여 인쇄사업을 하였으며, 각종 잡지, 보고서, 일반 서적, 명함 등을 인쇄하였다[33].

“공중위생간호학”의 원저자 이외에 이름이 열거된 첫 번째 인물은 노선복으로, 국문과 영문 서문의 저자이자 편집 겸 발행자로 나와 있다. 노선복은 당시 서울에서 활동하던 선교계 보건간호사 엘마 로젠버거(Elma Rosenberger)가 사용하던 한국이름이다. 미 북감리회는 1920년대 초 수명의 선교간호사를 조선에 파견하여 보건간호 사업을 전담하도록 했는데, 로젠버거는 그중 한 명이었다. 1921년 한국으로 와서 동대문부인병원에서 일하면서 한국말을 익혔고, 보건교육과 가정방문을 하면서 보건간호 사업을 준비하였다. 1924년에는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계 사회복지관인 태화여자관의 공중위생 및 아동보건부 책임으로서, 동대문부인병원 간호부양성소를 졸업하고 산파 면허를 취득한 한신광 등과 공중보건사업을 시작하였다. 1929년에는 태화여자관, 동대문부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세 기관의 모자보건사업 연합을 추진하여 서울영아건강연합회(Seoul Child Welfare Union)가 결성될 수 있도록 하였다[18, 34].

이 책의 출판에 참여한 것으로 언급된 한국인은 고덕선, 최상현, 이금전, 조정환 등 네 명이다. 그런데 이들의 역할에 대하여 국문 서문과 영문 서문의 기술에 차이가 있다. 국문 서문에서는 이들 네 명이 “공중위생간호학”을 편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만 간단히 기술하였다. 그런데 영문 서문에서는 가장 먼저 이금전의 영어 이름인 프랜시스 리(Fances Lee)를 따로 언급하면서 책의 교정을 보았을 뿐 아니라 노력을 기울여 책의 여러 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서 다른 세 명 한국인의 이름을 열거하고 번역에 감사하다고 기술하였다.

이금전은 이들 네 명 중 유일한 간호사로, 이화학당 보통과와 고등과를 거쳐 이화여자대학 예과와 북경대학 문리과를 마치고 1927년에는 이화여자전문학교 문과를 제1회로 졸업한 당대의 여성 재원이었다. 1929년에 세브란스병원 산파간호부양성소를 졸업하고 토론토대학 공중위생학과에서 유학을 하였다. 그리고 1930년부터 태화여자관의 보건간호 사업에 합류하여 이후 로젠버거가 태화여자관에서 독립하여 활동을 시작할 때도 같이 하였으며, 서울의 유일한 탁아소였던 경성탁아소 운영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이금전은 모자보건사업의 전문가로 사회적 인정을 받아 신문에 관련 글을 싣기도 하고, 자신의 책을 출판하기도 하였으며, 이화여전과 세브란스에서 간호교육을 담당하기도 하였다[20].

고덕선은 1938년 있었던 기독교 애국좌담회에 조선예수교서회의 대표로 참여한 인물[32]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기타 학력이나 경력, “공중위생간호학” 이외의 책자에 저자나 번역자로 참여했는지 등은 밝혀진 것이 없다.

최상현은 1891년 평남 용강 출신으로 1912년 평양 숭실중학교를 졸업한 뒤 1919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제1회로 졸업하였다. 감리교협성신학교에서 펴내는 “신학세계”의 편집을 맡으면서 신앙 및 역사 교양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하였고, 1920년대에는 기독교 문학운동을 주도하였으며, 1929년 미감리회조선연회에서 집사목사 안수를 받았다. 1920년대 초부터 기독교청년연합회와 조선예수교서회에서 활동하였고, 조선예수교회에서 출판된 책의 번역에 참여했다. 해방 이후 미군청정 고문을 지내기도 했으며 한국전쟁 도중에 납북되어 행방불명되었다[36].

조정환은 1892년에 태어나 1912년 세브란스의전을 2년 수료한 후 교육자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시간대학 역사정치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귀국 후에는 교육자이자 사업가로 활동하다가 해방 이후 미군정 고문을 지냈으며, 외무부장관과 유엔총회 한국 대표 등을 역임하였다[37].

“공중위생간호학”의 출판 비용을 후원한 인물은 미국 테네시(Tennessee)주에 거주하던 두명의 여성으로, 클락(Mrs. C. D. Clark)과 윌리엄 다이(Mrs. William M. Dye)로 밝혀져 있다.

논의

1. 최초의 간호 교과서 및 당대 의학 교과서와의 차이점

1933년 출판된 “공중위생간호학”은 한국에서 네 번째로 출판된 간호학 서적이자, 첫 번째로 출판된 보건간호학 서적이다. 해방까지 한국에서 출판된 간호학 서적 5종은 모두 선교계 간호학교에서 학생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한글 교과서로 출판되었다. 선교계 간호학교에서 이들 교과서 출판을 주도한 가장 큰 이유는 교사와 학생에게 모두 한국어와 한글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선교계 간호학교의 교육을 주도한 서양인 선교사 그리고 한국인인 학생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는 한국말, 글은 한글이었기 때문에 한글 교과서를 출판하였을 것이다. 또한 당시 한글 서적은 한국 내 독자층이 넓으며 책 내용이 한국인의 정서와 생활에 잘 맞는다는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38]는 점도 출판 동인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하여 일제강점기 간호교육의 주류를 차지했던 관공립계는 교수자가 대부분 일본인이었으며 일본인과 한국인 학생을 함께 교육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인 학생은 일본인 의료진과, 그리고 일본인 의료진과 한국인 환자 사이에서 소통이 원활하도록 선발부터 교육까지 일본어 실력을 중요하게 평가받았다[7]. 따라서 교수자와 학생의 공통어는 일본어였고 한글 교재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

간호계와 달리, 의학계에서는 1910년 일제 강점 이후 한글 교과서를 출판하지 않았다. 관공립계 간호학교와 마찬가지로 관공립계 의학교에서는 일어가 공통어였으며 주로 일어 아니면 독일어 교과서를 사용했다. 선교계 의학교에서도 한글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예를 들어 세브란스연합 의학교의 1917년 의학생 참고서 목록에는 일본 교과서만 29종이 나열되어 있다. 그 이유는 졸업생이 의사 면허를 받으려면 조선총독부에서 일어로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해야 했기 때문에 일어 교과서로 공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39]. 이후 선교계 의학교가 조선총독부의 인가를 받아 별도의 시험을 보지 않아도 졸업하면 면허를 받게 된 이후에도 여전히 한글 교재를 출판하지 않은 것은, 의학생은 일본어 등의 원서로 공부하면 되지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한글 교재를 출판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외에 전문성이 높은 서적은 대부분 원서로 유통되고 한글 번역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회적 분위기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조선총독부의 서적에 대한 검열과 통제가 특히 한글 서적에 대하여 심하게 이루어지는 등으로 일본어, 영어, 러시아 서적에 비해 빈약한 콘텐츠, 전문성, 다양성의 제약이 있었고, 식자들 사이에는 한글 서적을 읽는 것은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퍼져 있을 정도였다. 그 결과 1930년대 수입 서적의 99%를 일본어 서적이 차지하였다[32]. 한국에서 처음 예방의학 교재가 출판된 것이 1957년[37]이라는 점 고려할 때, 1933년 “공중위생간호학”이 출판된 것은 더욱 의미가 크다.

“공중위생간호학”이 순 한글로만 된 것은 아니고, 국한문 부분과 영문 부분이 분명히 구분되고, 국한문으로 되어 있는 본문을 제외한 부분은 거의 동일한 내용이 국한문과 영문으로 반복된다. 이것은 1908년과 1910년에 출판된 “간호교과서” 상권과 하권 모두 같은 내용을 한글과 영문으로 반복하다가, 본문은 한글 부분만 있는 것[2], 그리고 조선간호부회에서 1925년부터 1934년까지 펴낸 잡지 “조선간호부회보”가 같은 내용을 한글과 영어로 인쇄하여 한 권에 묶은 것[41]과도 유사하다. 이렇게 선교계에서 한글 출판물의 주요 내용을 영문으로도 표기한 것은, 한글을 알지 못하는 영어 사용자도 그 성격을 이해함으로써 출판의 의의가 국제적으로 쉽게 인정받게 하고자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 활동하던 선교간호사들이 조선간호부회를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인정받고자 노력했던 것[41]과도 연결된다.

“공중위생간호학”의 국한문 부분은 극히 부분적으로만 영어알파벳을 사용했으며, 한자 표기가 가능한 부분은 대부분 한자로 되어 있다. 이렇게 한자를 많이 사용한 것은 문헌에서 한자를 많이 사용했던 당시의 경향이면서, 의학용어를 비롯한 전문용어가 통일되어 있지 않았던 상황에서 단어의 뜻을 분명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순 한글을 원칙으로 했던 “간호교과서”에서는 당시 한국에서 새롭고 낯선 단어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하여, 한글 다음에 괄호 표기를 하고 작은 한글로 뜻을 적기도 하고 한자나 영어를 때로는 둘 다 병기하는 등[2]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이와 비교하면 “공중위생간호학”의 한자 사용은 한글이라는 고유 글자를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뒷걸음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중위생간호학”은 한자 사용뿐 아니라 본문 전체에 다양한 기호를 사용함으로써 ‘글’을 통하여 전문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충실하였다. 그렇지만 원저에서 사용한 풍부한 각주와 미주, 그림, 표, 도표 등은 전혀 옮기지 않고 책 전체가 오로지 글로 이루어져 내용이 단순화된 아쉬움이 있다. 그에 비하여 최초의 “간호교과서”는 본문 전반에 영어를 병기했다든지, 내용의 이해를 돕는 그림이 있는 등[2] 풍부한 인쇄 기법을 사용하였다. “간호교과서”보다 20여년이 늦게 나온 “공중위생간호학”이 글로만 이루어진 것은 수요가 적은 전문교과서를 출판하면서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을 것이다.

2. 한국 보건간호의 요구를 반영한 구성과 내용

“공중위생간호학”은 한국에서 보건간호가 발전하면서 한국의 특징과 필요를 반영하는 책에 대한 요구를 반영한 책이었다. 1920년대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 선교계 보건간호 사업은 이후 활동 지역과 범위가 늘어났고 한국인 간호사들의 참여도 늘어났다. 서울에서는 각각 보건사업을 하던 세 개의 기관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연합회를 구성하였으며, 선교계 간호학교 학생이나 일본인 간호사에게 실무교육을 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공급이 어려운 우유 대신에 두유를 제조하여 영유아에게 제공하는 등 한국에 고유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18]. 이렇게 한국의 보건간호는 북미에서 온 선교간호사가 주도하고 선교회의 지원을 받으면서 영미권을 모델로 하여 한국의 특징을 반영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일본에서 출판된 서적을 번역하는 것도 적합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문화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던 서구의 서적을 그대로 번역하여 사용하는 것도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중위생간호학”은 미국에서 출판된 두 권의 원저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번역하고 한국에 관한 부분을 덧붙여 구성함으로써 한국의 보건간호 교육과 사업에 유용한 책이 되도록 하였다. 원저 중 한 권은 보건간호의 세계적 지도자였던 메리 가드너의 저술로 성경에 비교될 정도였던 “보건간호학(Public Health Nursing)”이고, 다른 한권은 보건학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폭넓은 독자를 대상으로 하여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제스 윌리엄스의 “개인위생적용(Personal Hygiene Applied)”이었다. “간호교과서”가 1904년 중국에서 중국어로 출판된 “후빙야오슈(護病要術, Manual of Nursing)”를 원저로 하여 목차가 동일한 것, 그리고 의학 지식을 토대로 병원 간호에 필요한 정보를 주로 다룬 점[2]과 비교할 때 커다란 발전이자 차이가 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권의 원저를 발췌, 번역하고 새로운 저술을 덧붙인 “공중위생간호학”의 구성은 보건간호 실무의 개발 및 제도화를 위한 내용과 구체적인 보건간호 실무를 위한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가드너의 PHN이 질병 예방 및 증상에 대한 구체적 의학적 지식을 포함하지 않은 점과 다르다. 가드너의 PHN은 보건간호의 조직과 제도화에 대한 주제를 다루면서 전문 분야로 결핵, 아동건강, 학교, 정신위생, 산업장, 성병을 포함하고, 기록과 통계 부분으로 마무리하였기 때문이다.

“공중위생간호학” 제1편 ‘공중위생간호사’에서 PHN의 보건간호의 발전과 역사적 배경을 발췌한 것은 당시 보건간호 교육에서 국제적 발전 배경과 그 흐름을 중시했으며, 미국에서도 보건간호가 병원간호와 다른 간호사의 새로운 역할 및 업무로 개발하고 조직되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에 대한 인식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제3장 ‘조선에 창설된 보건사업의 개요’에 소개된 선교계 보건사업의 현황을 통하여, 지금까지 알려진 경성의 태화여자관, 공주 등의 보건간호사업[18]에 추가하여 전국 각지의 상황을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당시에도 도시 위주로 이루어진 보건사업의 한계를 인식하여 농어촌 지역에서 ‘향촌간호’라는 이름으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해방 후 설립된 농촌위생연구소에서 보건간호사 양성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배출했던 사실에 비추어보면[42] 농촌주민의 건강을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인력으로 간호사에 대한 인식이 이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4장 ‘근본원리’에서 설명한 공중위생간호의 아홉 가지 원리를 통하여 당시 보건간호를 담당한 간호사의 지식과 직무, 직업윤리, 근무여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제5장에서는 간호사 교육과 민간 대 공공의 제도화에 대해 다루었는데, 이를 통하여 “공중위생간호학”이 간호학생뿐 아니라 보건간호를 교육하거나 조직하고 관리하는 지위의 간호사에게도 활용되었음을 시사한다. 이것은 영문 서문 마지막에서 간호학생 뿐 아니라 졸업한 간호사와 보건간호사, 교육자에게까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과도 연결된다.

제2편 공중보건 문제에서는 PHA에서 발췌한 건강의 의의를 소개하면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보건사업과 질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의학적 지식을 포함하였다. 이를 보면 당시 보건간호사업의 주요 대상이 아동과 학생이었으며, 주로 다루게 될 질병의 종류와 이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했음을 알 수 있다.

제2편 제2장과 제3장은 아동과 학생인구집단에 대한 보건사업에 관한 것으로 두 장 모두 역사적 배경과 보건학적 중요성을 서술하고 간호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였다. 아동보건사업에 소개된 내용은 당시 모자보건사업으로 수행되었던 영유아보건 및 모성보건사업을 포함하는데, 사회조사를 토대로 보건학적 접근을 중심으로 하면서 가정방문과 자모회 조직, 유아 인공영양소 및 건강 진찰소 조직 등의 활동이었다. 이는 일제강점기 선교회의 보건간호사업[18]과 일치한다. 제2장 ‘학동의 보건사업’은 학교보건사업의 범위와 학교간호사의 직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에서도 학교간호사 제도가 실시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렇지만 일제강점기에는 학교간호사가 제도화되지 못했고, 미군정 이후 제도화된 학교보건사업의 내용과 일치한다. 1955년 법적 지위를 확보한 양호교사의 직무로 학교환경 정화유지, 보건교육, 응급환자 발생시 사고자의 응급간호, 신체 검진, 각종 질병 예방 및 처치 등 교내 · 외에서 일어나는 건강 장해요인을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43] 하였다. 한편, 가드너의 PHN에서 전혀 발췌하지 않은 내용은 보건간호서비스의 조직화와 인력에 관한 부분, 정신위생, 성병, 산업장 간호, 기록 및 통계인데 이는 당시 한국에서 선교간호사가 다룰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서 교재에 실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제2편 제4장 ‘특수질병의 예방’에서 원저인 PHA와의 차이가 한국에서 필요한 교과서로 만들어진 “공중위생간호학”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먼저, 원저에서 열거한 감염병 21개 중에 재귀열(relapsing fever), 선모충병(trichiniasis), 십이지장충병(hookworm disease), 촌충(intestinal tapeworms) 등 4개의 질병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재귀열의 경우 주로 열대지방에서 발생하여 한국에서 문제 되지 않고, 선모충병 등은 한국에서 흔하지만 효과적인 예방법과 치료법이 마땅하지 않아 책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중위생간호학”에서 포함시킨 감염병 17개 각각에 대하여 원인, 잠복기, 증상, 예방을 나누어 기술했는데, 이러한 기술은 원저 PHA와 다르며 어느 책을 원저로 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원저에서 다루지 않은 ‘증상’을 중요하게 포함한 것이 두드러지는데, 이러한 감염병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에서 보건간호사가 증상을 근거로 감염병을 판단하고 이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했던 상황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어지는 ‘영양상 질병의 예방’에서는 구루병, 괴혈병, 채독증, 당뇨병 등 4가지 질병은 원저 PHA와 동일하게 다루었지만, PHA에서 5번째부터 열거한 통풍(gout), 갑상선종(goiter), 크레틴병(cretinism), 점액수종(myxedema), 비만(obesity)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것은 평균수명이 짧고 영양불량이 일반적이며 만성 퇴행성 질환이 적었던 한국에서는 이 질병들이 보건상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3. 출판을 가능하게 한 간호계의 주도성

“공중위생간호학”을 선정하고 번역하여 출판한 주체는 ‘조선간호부회’로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서양인 간호사와 선교계 간호학교를 졸업한 한국인 간호사로 구성된 단체였다. 조선간호부회의 주요 활동이 선교계 간호학교의 교육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간호학교의 교육을 표준화할 수 있도록 교재 출판을 추진하였다. 조선간호부회에서 교재 출판에 관한 실무를 담당하고 추진한 것은 출판위원회였고, 그 결과 “실용간호학전서”, “공중위생간호학”, 그리고 “간호사” 등 세 교과서를 번역, 출판할 수 있었다.[41]

조선간호부회의 인물 중에서도 선교간호사 로젠버거가 “공중위생간호학”의 기획에서 출판까지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로젠버거는 1924년부터 서울 태화여자관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보건간호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세브란스 간호학생에게 보건간호실습을 하는 등 간호교육에 참여하면서 누구보다 보건간호 교과서의 필요성을 절감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원저의 선정과 목차 구성 등 “공중위생간호학” 구성의 주요 결정을 로젠버거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실무와 교육을 담당하던 선교간호사가 책의 출판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공중위생간호학”은 최초의 “간호교과서”[2]와 맥락을 함께 한다.

로젠버거 다음으로 출판에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이금전이다. 이 책의 출판에 참여한 것으로 명시된 네 명의 한국인 중에 이금전은 유일한 간호사인 동시에 영어에도 능통하고 보건간호에 있어서 학력과 실무경험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이금전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공중위생학을 수학하여 학력에 있어서도 최고 수준이었으며, 귀국 후에는 태화여자관에서 보건간호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다[20]. 영문 서문에서 이금전이 교정도 보고 여러 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먼저 언급한 후 나머지 세 명 한국인의 번역에 감사를 표시된 것은, 이금전이 이들 세 명과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차이가 나는 기여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이금전은 책 전체를 교정보았을 뿐 아니라, 상당한 부분은 단순 교정 이상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특정 부분의 번역자로 언급되지 않는 것은, “공중위생간호학”을 준비하기 시작할 때부터 이금전이 함께한 것이 아니라 캐나다 유학에서 돌아와 태화여자관의 보건간호 사업에 합류한 1930년 이후 참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최초의 “간호교과서”는 선교간호사 에드먼즈가 주도하고 영어를 번역할 실력이 있거나 간호학생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일반인 한국인이 번역과 검열을 담당했고[2] 한국인 간호학생이나 간호사가 참여하지는 못했다. 1909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간호교육이 계속되면서 “공중위생간호학”의 출판에 한국인 간호사 이금전이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이며 이는 약 30년간 이어진 간호교육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으로 번역에 참여한 고덕선, 최상현, 조정환은 모두 “공중위생간호학” 발매를 담당한 조선예수교서회나 인쇄소인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와 관계된 인물이다. “공중위생간호학”의 인쇄와 발매를 기독교계 인쇄소와 출판사에서 담당한 것은 “간호교과서”의 출판을 감리교인쇄소에서 담당했던 것처럼[2], 책 출판을 주도한 선교간호사들에게 친숙하면서도 활발하게 한글 출판물을 내던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덕선과 최상현은 어느 부분의 교정을 담당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이들은 보건의료분야에 특별한 경력이 있지 않으므로 초역을 하고, 로젠버거와 이금전이 상당한 교정을 했을 것이다. 그에 비하여 조정환은 1편 3장 조선의 보건사업에 관한 부분을 번역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1편 3장의 원본은 선교사들이 작성한 한국의 보건간호사업 현황에 관한 보고서로 추정된다. 조정환은 세브란스의전을 2년 수료했기 때문에 3인 중에 가장 보건의료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있었지만, 1편 3장의 번역에만 참여한 것은 “공중위생간호학”보다 3개월 후에 출판된 “간호사”의 번역 전체를 조정환이 담당[4]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중위생간호학”의 출판에 소용되는 비용은 미국의 두 여성이 후원했는데, 이 책을 교재로 활용하는 선교계 간호학생의 수가 적었으므로 책을 판매하여 얻는 수익으로 출판비용을 부담할 수는 없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 기부금을 모금하여 번역을 진행하고 출판한 것은 최초의 “간호교과서”[2]와 마찬가지이다.

결론

1933년에 출판된 “공중위생간호학”은 한국 최초의 보건간호학 서적이자 네 번째로 출판된 간호학 서적이다. 일제강점기에 관공립계 간호교육에서는 한글 교과서 출판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의학교육에서는 전혀 한글 교재출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와 달리 조선간호부회에서 주도하여 이루어진 “공중위생간호학” 출판은 한글 교재를 통하여 학생이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 수준을 표준화하고자 했던 선교계 간호교육의 의지와 특징을 보여준다.

“공중위생간호학”의 내용은 미국에서 출판된 두 권의 원저 PHN과 PHA에서 한국의 보건간호 사업에 적합하고 필요한 내용을 발췌하여 번역한 데 더하여 때로는 수정을 가하기도 하였고, 특히 한국의 보건간호 현황에 관한 부분을 추가하였다. 이로써 번역과 저술 사이에 위치하면서 당시 선교계 보건간호사업의 성과와 필요를 반영한 독특한 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공중위생간호학”은 세계적 흐름의 보편성과 한국의 특수성을 한 권에 담았다는 점에서 뛰어난 성과였고, 시대와 지역의 독특한 상황에 민감하고 이를 반영해야 하는 보건간호학의 학문적 고유성을 잘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하여 선교 간호계를 주축으로 이루어졌던 간호교육에서 병원간호와 독자적으로 “공중위생간호학” 분야에 대한 교육이 실시되었으며 전국의 각 지역에서 보건간호 실무를 활발히 수행하는 간호사들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모자보건, 학교, 결핵 및 감염병 관리, 농촌과 같이 지역사회간호의 분야별 초창기 모습들을 통해 현재의 간호교육과 실무의 형성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선교계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보건간호 사업이 해방이후 제도화된 과정과 맥락을 분석하여 지역사회간호 교육과 실무의 발전을 위한 논의를 앞으로 더욱 확장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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