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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PHN : Research in Community and Public Health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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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J Korean Acad Community Health Nurs > Volume 32(4); 2021 > Article
Original Article The Health Management Experience of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en Living in the City
Ji Young Chun

DOI: https://doi.org/10.12799/jkachn.2021.32.4.506
Published online: December 31, 2021
Assistant Professor, College of Nursing, Sahmyook University,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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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health management experience of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en living in the city.
Methods
The study participants were 11 Vietnamese immigrant women residing in the urban area who felt bad about their health. Data collection was conducted in depth through individual interviews, and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through Strauss & Corbin data analysis.
Results
The core category was “health is not a necessity but a choice in a strange land called Korea”. The contextual conditions were, “The hard thing-exposing “myself” to the world”, and “Hurts hidden, to be away from people’s eyes”. For the causal condition, the categories of “Unfamiliar life to live alone”, “Unfamiliar life different from expectation”, and “Symptoms of body suddenly suffering alone”, were derived. Through action-interaction, the immigrant women revealed that in their Korean social-structural context, they tended to follow “Health pushed away in turbulent life”. The intervening conditions were “a person who is able to help me”, “places that can give a helping hand nearby”, and “Vietnamese women’s grit”. A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an had her own “Health in the chain with life”. As a result, they gained “Health, which is a top priority in life” or “Health oppressed by the weight of life”.
Conclusion
This study enhanced the understanding of the healthcare process of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en living in urban areas.


J Korean Acad Community Health Nurs. 2021 Dec;32(4):506-517. Korean.
Published online Dec 29, 2021.  https://doi.org/10.12799/jkachn.2021.32.4.506
© 2021 Korean Academy of Community Health Nursing
도시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 경험
천지영
삼육대학교 간호대학 조교수
The Health Management Experience of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en Living in the City
Jiyoung Chun
Assistant Professor, College of Nursing, Sahmyook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Chun, Jiyoung. College of Nursing, Sahmyook University, 815 Hwarang-ro, Nowon-gu, Seoul 01795, Korea. Tel: +82-2-3399-1599, Fax: +82-2-3399-1594, Email: chunjy@syu.ac.kr / Email: jychun0827@gmail.com
Received November 12, 2020; Revised November 02, 2021; Accepted November 09, 2021.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health management experience of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en living in the city.

Methods

The study participants were 11 Vietnamese immigrant women residing in the urban area who felt bad about their health. Data collection was conducted in depth through individual interviews, and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through Strauss & Corbin data analysis.

Results

The core category was “health is not a necessity but a choice in a strange land called Korea”. The contextual conditions were, “The hard thing-exposing “myself” to the world”, and “Hurts hidden, to be away from people’s eyes”. For the causal condition, the categories of “Unfamiliar life to live alone”, “Unfamiliar life different from expectation”, and “Symptoms of body suddenly suffering alone”, were derived. Through action-interaction, the immigrant women revealed that in their Korean social-structural context, they tended to follow “Health pushed away in turbulent life”. The intervening conditions were “a person who is able to help me”, “places that can give a helping hand nearby”, and “Vietnamese women’s grit”. A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an had her own “Health in the chain with life”. As a result, they gained “Health, which is a top priority in life” or “Health oppressed by the weight of life”.

Conclusion

This study enhanced the understanding of the healthcare process of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en living in urban areas.

Keywords:
Vietnam; Immigrants; Women; Health; Grounded theory
베트남; 이주민; 여성; 건강; 근거이론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결혼이주여성의 출신 국가는 2015년 이래 베트남으로 보고되었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기타 외국인으로 묶지 않고 독립적인 한 국가 출신으로 살펴본 연구는 많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의 무료검진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양적연구에서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질환 유소견율이 낮다고 하였고[2], 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통해 살펴본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 인식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고하였다[3]. 그러나 한국에 취업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57.2%로 집계된 것처럼 그들의 취업 활동은 활성화되어 있고[4], 취업 활동을 하는 대부분은 평일에 진행되는 공공 기관의 무료 건강검진이나 실태조사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편중된 대상자로 인해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상태 또한 실제와 달리 더 좋은 것처럼 보여질 가능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주관적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보고되었지만[4], 그들이 생각하는 건강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 없이 주관적 건강에 대해 물었으므로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5]. 즉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실제로 어떤 건강문제가 있는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신의 건강상태를 실제보다 더 낮거나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은 채, 단순히 그들의 주관적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하는 것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건강의 자가평가 항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주관적 건강은 응답자가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준거 그룹의 편의와 응답자가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적응 편의로 인해 오차에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6, 7].

또한 그간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연구는 임신과 출산, 정신건강에 초점을 두고 있었고[8, 9], 건강관리를 살펴본 연구가 소수 있었으나 그마저도 실태조사에 그치고 있었다[10]. 따라서, 임신과 출산을 제외하고도 여전히 남아있는 그들의 온전한 삶과 일상에서의 건강관리에 대한 연결고리를 살펴보기 위해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농촌 거주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가출과 이혼 등 위기가정이 타 국가 출신보다 많고[11], 도시 거주자보다 연령과 소득수준, 삶의 질이 낮았으며, 우울 수준, 부부 갈등, 지각된 차별감이 높았다[12]. 그렇기에 그간의 연구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취약성에 초점을 두어 농촌 거주자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11, 12]. 그러나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10.0%는 지난 1년간 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한 적이 있다고 하였다[4]. 이러한 결과는 도시 지역이 의료 통역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가까운 곳에 의료 기관이 위치한다는 측면에서 조사결과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더구나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가 없어 보건 의료서비스를 보장받지 못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기타 외국 출신(농촌 9.4%, 도시 10.5%)의 결혼이주여성보다 많았는데, 농촌 거주자(14.4%)뿐만 아니라, 도시 거주자도 11.0%는 보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13]. 또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출신 지역과 귀화 여부가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었고,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남편의 직업 유무와 성 역할 태도가 그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거주 지역에 따라 결혼이주여성의 정신건강 영향 요인에 차이가 있었다[12].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의료 기관 접근성이 좋은 한국의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무엇 때문에 의료 기관에 가지 못하고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가 없어 보건 의료서비스를 보장받지 못하는지 그들이 처한 삶 속에서 그들의 대처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사료되었다. 근거이론은 개인과 사회가 분리될 수 없으며 상호과정 속에서 구조적으로 짜여있기 때문에, 사회 속에 있는 상징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인간의 행위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하였다[14, 15]. 따라서 한국의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이라는 사회구조 속에서 자신의 건강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건강관리를 하는지 근거이론의 측면에서 그들의 경험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도시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 경험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도시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 경험은 어떠한가?’에 대한 연구 질문에 답하고자, 상징적 상호작용론을 근간으로 하는 근거이론적 연구방법을 적용한 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연구참여자는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베트남 여성으로서, 대도시에 거주 중이며 스스로 느끼기에 신체적 · 정신적으로 과거에 건강에 이상이 있었거나 현재 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으로 통역사로 인해 발생 될 수 있는 오역, 비밀 유지 등의 문제가 사전에 방지될 수 있도록 하였고, 스스로 편안한 언어를 사용하기를 원하는 경우 이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3. 자료수집

연구참여자와 라포를 형성하고자 2018년 11월부터 개별 만남과 사전 미팅을 시작하였고, 2019년 2월까지 1:1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본 연구의 자료를 수집하였다. 보건소 관계자를 통해 연구참여자 1명이 모집되었고, 그 사람을 통해 8명을 소개받았으며, 그중 1명이 추가로 1명을 소개하여 10명이 모집되었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다문화 사업에 참여해 보았던 가정주부였으며, 그중 한국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2명이 탈락되어 8명의 참여자가 모집되었다. 의도적 표본추출(purposive sampling)을 통해 직장이나 아르바이트 등 사회생활을 하는 3명의 연구참여자가 추가되어 최종적으로 총 11명이 모집되었다(Table 1).


Table 1
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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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참여자와 사전 미팅을 통해 단어의 사용 등 인터뷰 질문의 초안을 개발하였다. 사전 미팅에서 그들의 건강 개념이 모호함을 알 수 있었고 연구참여자가 사용했던 단어를 사용하여 연구 질문을 수정하였다. 연구참여자에게는 ‘한국에서 몸이나 머리가 아프거나, 마음이 좋지 않았던 경험에 대해 얘기해 주십시오’로 시작하여 한국에서 그들의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경험을 중심으로 질문하였다. 면담이 끝난 후에는 연구자가 면담내용을 필사하였고, 수집된 자료가 더 이상 새로운 범주가 발견되지 않는 이론적 포화(theoretical saturation)를 확인한 후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Strauss와 Corbin [16]의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4판 개정판을 기반으로, 실체이론 생성을 강조하며 기존의 코딩 패러다임을 축소한 ‘과정 분석 및 조건-결과’의 매트릭스를 주요 분석 기법으로 하였다[16, 17]. 이를 통해 핵심범주, 맥락적 조건, 원인적 조건, 작용 · 상호작용, 중재적 조건, 그로 인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핵심범주는 연구의 주요 생각들을 요약하는 충분히 넓고 추상적인 개념이다[16, 17]. 맥락적 조건은 어떠한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조건이며, 원인적 조건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인식과 상호작용의 이유를 말한다[16, 17]. 작용 · 상호작용은 발생된 상황에 대해 현상을 조절하고 실제로 반응하는 것이며, 중재적 조건은 작용 · 상호작용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기는 조건을, 결과는 작용 · 상호 작용의 실제적 결과를 뜻한다[16, 17].

5. 연구결과의 질 확보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해, Sandelowski [18]의 질적연구 평가 기준을 적용하였다. 사실적 가치(trust value)를 위해 베트남 결혼이주여성과 만남을 선행하여 서로를 파악하였고, 이후 연구참여자와 1:1로 일상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상태가 되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적용가능성(applicability)을 위해 다양한 직업과 학력, 경제적 상태, 결혼환경, 성장 배경이 포함되도록 연구참여자를 모집하였고, 참여자의 진술이 포화되어 더 이상 새로운 자료가 없을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게 본 연구결과를 확인하여 본인의 경험과 비슷한지 확인하였다. 연구 배경, 연구참여자에 대한 접근과 면담, 자료분석의 전반적 연구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였고, 연구결과에 연구참여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누구나 그와 같은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일관성(consistency)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사실성, 적용가능성, 일관성이 확보되어 중립성(neutrality)을 확보하였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사와 승인을 받았다(IRB No: 1901/002-012). 연구참여자에게는 연구의 목적과 과정, 녹음과 메모의 정보 수집, 비밀 유지, 자발적 동의, 참여의 철회, 참여로 인한 사례와 불참여로 인한 불이익 없음 등을 설명한 동의서가 베트남어로 제공되었다. 연구참여자는 동의서를 충분히 읽고 궁금한 사항은 연구자에게 질문한 뒤 서명을 하였으며, 연구참여자용 설명서와 보관용 동의서는 연구참여자가 가져가 연구가 끝날 때까지 보관하도록 하였다.

수집한 연구참여자의 개인정보는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연령, 한국 이주 기간, 자녀의 수)과 핸드폰 번호이며, 면담 일정, 면담 결과의 확인을 위해 연구참여자의 연락처를 수집하였으나 연구 종료 후에 바로 폐기하였다. 건강 이상, 건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 대처 방법 등 민감할 수 있는 정보가 수집되므로, 자료의 익명성을 위해 번호로 대상자를 표시하고 원자료와 분리하여 연구자만 자료에 접근하도록 하였다. 또한, 잠금장치가 되어있는 연구자 개인 노트북에 보관하여 연구의 전 과정에서 개인적 자료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연구목적을 위해서만 이용하고 그 외에는 개인정보를 열람하지 않았다. 동의서는 3년, 설문지는 5년 보관 후 폐기할 것이며, 녹음 파일은 전사 후 연구 종료 시점에 폐기하였다.

연구결과

심층 면담을 통해 얻은 자료를 지속적 비교분석과정을 통해 명명하고, 유사한 개념들을 범주화하여 총 34개의 개념이 도출되었고, 유사 개념을 묶어 15개의 하위범주로, 이러한 하위범주를 추상화시킨 6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Table 2, Figure 1).


Figure 1
Process model of the health management experiment of Vietnamese married immigrant women living in the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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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2
Concepts and Categories according to Paradigm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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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핵심범주: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건강은 필수가 아닌 선택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게 한국이라는 땅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곳이자 새로운 삶의 터전이기에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홀로 한국에 이주하면서 그저 한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조차 삶을 살아가기 위한 부속품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필수가 아닌 삶의 옵션이 되어버린 자신의 건강은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조차 건강의 돌봄으로 바로 연결되기 어려웠다.

2. 맥락적 조건

1)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나’라는 존재

(1) 사람들의 시선 속에 은폐되는 상처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흉흉한 소문과 실제 접하는 시선, 자신이 당한 차별로 인해 이주여성에게 부정적인 한국의 사회 분위기를 알게 되고, 그로 인해 결혼의 목적을 의심받고 사회에 발을 내딛기 어려웠다. 베트남에서는 외국인과 결혼한 여자가 돈이 많아 잘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을 주변에 말하고 도움을 달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돈 때문에 한국에서 와서 돈 벌어서 아니면 남편꺼 뜯어가서 베트남에서 식구들이 먹고살려고 한다 그런 생각해요. 아니라고 얘기해도 안 믿어요. 안 믿으니까 우리한테 되게 눈치도 주고, 또 못살게 만들고. 음 또 뭐라고 하고 그거에요.(V4)

I don’t want to show up some kind of bad image. I just want to keep they think I was just doing well. I don’t want to like I am so pity and so hard life.(V10)

(2) 집안에 얽매인 한국살이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독립되지 못한 삶의 공간은 한국의 가부장 문화를 부각시켰다. 건강을 위한 남편의 요구는 수용되는 반면, 돈이 든다는 이유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 추구 행위는 거부되고 무시되었다. 홀로 감당해야 하는 살림과 육아도 자신의 건강과 삶에 제약이 되었다.

우리 남편 그때 gym도 다녔어요. 며느리 하면 또 잔소리 나와요. ‘왜 그거 돈 내야 돼요.’ 그거 내 생각에 ‘그렇게 비싼 돈 아닌데’. 근데 시어머니가 짜증내요. waste money spending for gym, something like this.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거… 우리 남편도 그렇게 하고 싶으면 우리 남편 해 주는데… 제가 생각해요. 우리 시어머님 싫어해요.(V10)

애기, 밤에는 안자요. 근데 시어머니한테 부탁해 안되잖아요. 어떻게 부탁해요. 제가 애기잖아요. 신랑은 그냥 그냥 자. 신경 안 써. 그리고 신랑 내일 일 나가니까…(저는) 하루종일 머리도 안 빗어서, 애 안자고 그냥 청소에, 빨래, 밥해.(V7)

(3) 먹고사느라 줄곧 작아지는 나

베트남에서 경제적으로 열악한 출신지와 낮은 교육 정도 때문에 한국에서도 움츠러들었고, 한국의 삶에 대한 적극성과 지식 획득에 대한 자신감도 잃었다. 더구나 결혼하기 어려웠던 아프거나 나이 많은 ‘성치 않은’ 한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의 생활도 녹록하지 않았다. 한국의 비싼 물가와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은 남편 대신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밥 벌이를 하기 위해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일터로 내몰았다. 정해진 일도 없이 갑자기 주어지는 일을 받기 위해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한국인들과 어울릴 시간적 여유도 갖지 못하였다.

옛날에 집에 가려니까 집이 어려우니까, 공부 또 머리공부 많이 못했는데. 여기 한국어도 뭐 수업하는 가서 제 많이 공부 못하니까 수업도 안 가죠.(…) 남편도 직장도 안나가. 몸도 아파요. 장애인(남편)이 몸이 아파요. 다 해니까, 몸이 자꾸 아파요.(…) 내가 아파. 돈 내러 어디서… 요즘 일 없는데…(V6)

일 바쁘니까 그냥 계속 일 나가게 돼가지고 허리 조금 아파요. 가끔은 많이.(…) 음, 제가 바쁘니까 그 천천히 병원 갔어요.(V5)

2) 아파도 마주하기 어려운 의료서비스

(1) 움츠러들어 다가가기 어려운 병원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대도시에 거주하기 때문에 가까이에 의료 기관이 있지만, 복잡하고 어려워 잘 모르는 의료 절차와 언어, 그리고 한국인들과 다른 치료 경험으로 인해 한국의 보건의료에 ‘접근하기 어려웠다’.

양수 그거 터져서 걸어가잖아요. 집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렇게 배 안 아프고 병원 가서 입원도 하고 그때 주사도 맞고. 아 근데 그거 아파. 그거 맞고 나서… 허리 아프고.(V1)

병원 가면 무서워. 시간도 걸려서, 혼자 가서 복잡해요. 보험 하는 거, 뭐 해는 거, 잘 잘 많이 몰라요.(…) 가서 뭐 정리 해는 거 잘 모르니까.(V6)

(2) 나의 필요에는 닿지 않는 지원

집 가까이에 위치한 다문화센터이지만,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지원과 유명무실한 다문화 사업 때문에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의 보건의료에 닿기 어려웠다.

다문화센터도 이야기하고 싶어요. 어떤 프로그램 많아요. 근데 진짜 우리 필요한 프로그램 없어요.(…) 컨설팅은 그 큰 문제 사람들 받아요… So, keep myself. I also 병 걸려요. I mean some kind of disease, mental disease.(V10)

3. 원인적 조건: 홀로 감당해야 하는 낯선 삶

1) 기대와 달리 익숙하지 않은 생활

베트남에서 한국 비자를 받기 위해 3개월간 배웠던 한국어는 비자를 받기 위한 통과의례일 뿐, 한국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한국어와 달라 실제로 한국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었다.

애기 태어났을 때, 아마 한국어 잘 몰라요, 그때는. 그래서 무섭죠. 어떤 간호사 어떤 말할지도 몰라서. 어떻게 하면 진짜 몰랐어요.(V8)

2) 혼자서 갑자기 겪게 된 몸의 증상

(1) 한국에 와서 생긴 건강문제

베트남과 다른 날씨와 음식 문화, 그리고 한국에 오자마자 무작정 마주하게 되는 임신과 출산은 신체적 건강의 문제를 야기하였다. 또한, 산후 우울증과 향수병, 외로움은 눈이 보이지 않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왜 생기는 것인지 알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하여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였다.

I kept losing weight… eating is not matching with me. Especially my mother-in-law eating style. she is kind of like prefer 김치, 야채, 그런 거요. Vegetable. But I am kind of a meat eater.(V10)

첫째 아이 날 때는 한 달? 몸조리해요. 다해주고 아무것도 안 해요. 애들, 막, 애만. 어, 모유 수유만 하고 말지, 다른 거는 없어요.(…) 근데 한국에 와서 뭐예요. 어, 병원에서 3일만 집에 오면은 땡 이고, 혼자 살았으면 다 혼자 해야 하니깐…(…) 좀 많이 힘들어요.(V3)

(2) 지식을 통해 홀로 자각하게 된 건강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접하게 된 건강과 관련된 자료들은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게 하고, 기존에 알지 못했던 자신의 건강상태와 직면하게 만들었다.

Facebook and social media is so popular and that kind of information… and then suddenly I felt something strange like 이만큼(새끼손가락 하나 정도 크기).(V10)

4. 작용 · 상호작용: 삶에 요동치느라 떠밀려버린 건강

1) 건강에 대한 고군분투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대처하였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스스로 각성하며, 아프면 병원에 가서 자세히 검진하고, 병의 원인을 파악하여 해결하고자 하였다. 또한,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한국어와 건강 정보 등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갔다.

TV 이런데 어디서 건강을 나왔어요. 어, 뭐, 프로그램 뭐 건강관리 프로그램 많이 보여줘요. 또 그 그게 보고 몸에 관리 좀 하게 되고요. 또는 운동 많이 하고 저희 집에 뒤에 산 한 개 있어요. 거기 가서 좀 관리 많이 해요.(V4)

2) 나의 건강을 위해 타인을 의지하는 삶

한국에는 남편과 한국의 가족 외에 친구도 없고 도움을 줄 사람이라고는 없었다. 더구나 그들은 바쁘고, 필요할 때마다 병원에 동행해 주기도 어려웠다. 건강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기에 치료 대신 남편에 기대어 버티었다.

귀신만 남자 여자 같은 거, 애기 같은 거, 저한테 원래 간지러운 거 싫어요. 근데 저 잤을 때는 등에서 이렇게 간지러워. 이렇게 그렇게 느끼며 바로 꿈 아니고 진짜 하는 것 똑같아요.(…) 애기 아빠 그때 배달하니까, 저는 따라갔어요. 집에서 무서우니까, 그래서 따라갔는데…(…) 애기 아빠 빨리 오오고 싶은데, 애기 아빠 배달하니까 오실 수 없어. 그때는 친구 한 명도 없었어요. 한국 왔을 때, 몇 년 동안 친구 없었어요.(V2)

3) 힘에 부쳐 터부시하는 나의 건강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자신의 불건강을 치료할 여력도 없었다. 그저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거나, 다른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관심을 전환하였다.

(디스크) 생긴 지, 어, 1년 인가… 좀 더, 음. 여기 목, 목까지. 목은 초기니까 약 먹을 수 있는데, 근데 밤에 잘 때 손이 저리는 거에요. 미칠 것 같아요.(…) 혼자서 그냥 약먹고 낫든 말든 하 나중에 보자고.(V4)

5. 중재적 조건: 나의 건강을 우선시 할 수 있는 힘

1) 힘이 되는 사람

내가 돌보아야 하는 가족, 아는 한국 사람을 통해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한국 사회에 자리를 잡는데 힘을 얻었다. 또한, 쉽지 않은 한국어 의사소통 대신 베트남어로 베트남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위로를 얻었다.

내가 보호자. 한 아이 또는 책임 해줘야 하는 사람이니까… 건강해야 그 애들도 잘 키우고 보니까…(…) 또 부모도 생각해서 건강해야지.(V3)

그 교회에서 그 언니. 어, 언니는 약국에서 일해요… 그(교회)엄마는 소개해줘. 병원같이 보내줘. 남편은 의사. 그렇게(병원에) 갔다 왔어요. 아니면 엄마도 얘기했어. 아플 때, 많이 아플 때, 우리 아플 때, 엄마 말해. 그 교회에서 사람들 다 있어. 치과, 외과, 내과 그런 거 다 있어.(V7)

한국어 잘 못해서. 조금… 전, 인터넷에서 페이스북. 아아, 여기 여성 그룹 있어요. 페이스북에서. 아아 그래서, 무엇 문제 있는지 먼저 물어봐요. 친구 아니에요. 그냥 다 베트남 사람, 국민들한테 물어봐요.(V8)

2) 가까이에 있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장소

병원이나 다문화센터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사는 지역 가까이에 있었다. 특히 다문화센터에서는 한국어도 배우고 친구도 만들 수 있고, 보건소나 문화센터에서는 ‘공짜’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을 검사해주고 치료해 주었다. 한편,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의료 보험 혜택을 받고자, 불법인 것을 알지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치료를 받았다.

집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렇게 배 안 아프고, 병원 가서 입원도 하고 그때 주사도 맞고.(…) 아프면 병원에 바로 병원에 가요.(V1)

만약에 어떤 사람, 보험 없어. 나 보험 있어. 그냥 병원, 병원 들어갈 때, 병원 들어갈 때, 저 그냥 이름, 저 이름 해. 저 이름 얼른. 그렇게 하면 돈 많이 안 나오잖아.(…) 그 병원 있어요.(V7)

3) 베트남 여자의 뚝심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독립심과 책임감,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인내심으로 단련되었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한 한국행 결혼이기에 최선을 다해 잘살아 보고자 노력하였다.

저는 다행히 저 그 사회적 저 강해요. 엄마, 아빠 보고 싶지만 나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다. 나 여기 열심히 살면 된다. 에, 남 나나 여기 가족도 생겨서 나 여기 살아야 된다. 그래서 그거 좀 생각나고, 여기서 우선 여기 먼저 행복하게 만들고, 그래서 힘들긴 하지만 저는 괜찮다.(V1)

6. 결과: 삶의 굴레와 맞물린 건강

1) 삶에서 우선시 되는 건강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 생각하면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힘과 방법을 알게 되어 증상을 완화 시키고 불편도 극복할 수 있었다.

저는 세상에서 우리 사는 게 제일 중요한 게 건강이에요. 건강은 일단은 내 몸이 편하게 또는 편하게 해야 먹고 넘어가죠. 만약에 너무 스트레스받으면, 아무도 맛있는거 앞에 있어도 먹을 수 없어요. 그래서 일단은 마음이 중요해요.(V4)

2) 삶의 무게에 짓눌린 건강

자신이 삶에 ‘주인’이 되지 못하고, 건강이 좋지 않음을 자신이 ‘바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면서 상황을 받아들였다. 한국의 가족과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그로 인해 회복되지 못하는 자신의 건강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하게 되었다.

전 진짜 바보예요. 그래서 우울증 올 수밖에 없어. 말도 힘겹고, 뭐라 뭐라고 해도 할 수 없고, 어디 나가도 못 나가요. 매일 거기서 일해야 돼요…(…) 저 허리디스크 걸리는 이유가 거기서 7년 동안 앉아서 그 액세서리들 만드는 거 이렇게 계속 매일 이렇게 앉으면, 그리고 스트레스 받으면 아플 수밖에 없어요…(V4)

논의

도시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 경험에 대한 핵심 범주는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건강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도출되었다. 원인적 조건으로는 ‘기대와 달리 익숙하지 않은 생활’과 ‘혼자서 갑자기 겪게 된 몸의 증상’을 통해 ‘홀로 감당해야 하는 낯선 삶’이 도출되었고, 맥락적 조건으로는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나라는 존재’와 ‘아파도 마주하기 어려운 의료서비스’이었다. 이러한 사회 구조적 맥락 속에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삶에 요동치느라 자신의 건강은 뒷전이 되고, ‘건강에 대해 고군분투’하거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타인을 의지’하거나, ‘힘에 부쳐 자신의 건강을 터부시’하였다. 이 과정에 ‘힘이 되는 사람’, ‘가까이에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장소’, ‘베트남 여자의 뚝심’을 통해 ‘건강을 우선시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그 결과 ‘삶에서 건강을 우선시 하거나’, 또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건강을 터부시’ 하는 ‘삶의 굴레에 맞물린 건강’을 얻게 되었다.

그간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는 문화 적응과 스트레스로 설명되어, 적응이 된다면 건강관리를 하고 그렇지 않다면 건강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적응 과정으로 고려되었다[8, 19, 20].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고달픈 삶과 그로 인해 건강관리도 어쩔 수 없이 밀려나게 됨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그들의 건강관리가 자신들의 노력과 관련된 적응이라는 명목하에 전적으로 결정된다고 여겨진다면 이는 사회의 책임을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게 많은 부분 전가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보다는 그들이 자신의 건강을 우선하여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책임으로써,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사료되었다.

맥락적 조건으로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사람들의 시선 속에 은폐되는 상처)과 가부장 문화(집안에 얽매인 한국살이), 그리고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먹고 사느라 줄곧 작아지는 나)를 통해 밖으로 나다니기 힘든 상황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뿐만 아니라 여타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삶과 다르지 않았다[21, 22, 23]. 다만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의사소통 스트레스가 타 국가 출신들보다 높았고, 자아탄력성이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미루어 볼 때[24], 복잡한 절차와 쉽지 않은 의사소통으로 인해 보건의료서비스를 접하는 것이 물리적 거리감을 넘어 심리적 거리감으로 연결되고 결과적으로 건강관리에 있어서 ‘아파도 마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원인적 조건으로 도출된 ‘홀로 감당해야 하는 낯선 삶’도 타국가 결혼이주여성의 삶과 비슷하였다[25, 26]. 어느 국가에서의 이주이던 출신 국가와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이주 초기에 겪는 다양한 알러지와 건강 변화들을 마주하게 되었고, 여러 방편으로 건강에 대한 자료를 접하며 홀로 해결할 수 없는 막막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25, 26]. 특이점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영상의 기후에 살다 급작스럽게 한국의 겨울 날씨를 맞이하면서 피부 소양증, 피부 질환 그리고 감기와 같은 환절기 질환을 많이 겪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결혼이주여성의 출신 국가와 지역뿐만 아니라 날씨와 같은 환경적 요인도 그들의 건강관리의 한 부분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중재적 조건으로써 힘이 되는 사람과 가까이에 있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장소, 그리고 그들이 갖고 있는 소인적 요인(베트남 여자의 뚝심)이 그들의 건강관리에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었다. 여러 연구들에서 사회적 지지가 낮을수록 결혼이주여성의 주관적 건강이 좋지 않음을 설명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써 사회적 네트워크가 취약함을 거론하고 있다[27, 28]. 본 연구는 이에 덧붙여 사회적 지지와 관련된 네트워크를 사람과 장소로 구체화하였으며, 가족뿐만 아니라 생활에 도움을 주는 한국 사람과 SNS를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전국구의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힘이 되는 사람’으로, 다문화센터뿐만 아니라 의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소를 모두 ‘가까이에 있어 도와줄 수 있는 장소로’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힘이 되는 사람’을 거주지로 한정하기보다는 그들을 북돋을 수 있는 심리적 거리의 차원에서 확장해야 하며, 도울 수 있는 장소로써 물리적 거리감을 고려하고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되었다. 또한, 그간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삶과 건강을 조망한 연구들에서 그들이 처한 힘든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20, 22, 29].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 그들의 강인함, 책임감 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것이 때로는 강점 또는 약점으로 작용하여 자신의 건강을 살피기보다는 삶을 꾸려가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맥락적 조건, 원인적 조건, 중재적 조건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에 영향을 미치고, 상호작용을 통해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에 건강을 우선시 할 수도 또는 건강관리를 터부시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회적 조건에서 다음과 같이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건강 지원 사업은 지역 거주민 무료 건강검진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방문 간호가 주였다. 그러나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의료 보험이 없어 국민보험공단의 검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13], 공공 기관의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또한, 지금껏 방문 간호나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서는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에서 방문건강관리서비스 대상자를 의뢰한 경우 대상자를 발굴하였기에[30], 이러한 대상자 선정 방법도 다문화가족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방법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그야말로 찾아가는 방문 간호 사업이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결혼이주여성을 찾아가기 어려웠던 지금의 시스템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 사료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호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31].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그들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개인정보 보호법을 과감히 뛰어넘어, 법이 본질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바에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도시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 경험을 사회 구조적 차원을 포함하여 총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포괄적인 이해를 도모하였다는데 연구의 의의를 가진다.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건강은 필수가 아닌 선택’을 핵심 범주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둘러싼 사회의 맥락적 조건과 인과적 조건을 살펴보고, 그들이 건강관리방법을 선택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중재적 요인과 전략, 그에 따른 결과를 도출하였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둘러싼 사회적 조건은 중재적 조건 및 작용 · 상호작용과 모두 연결되었다. 따라서 사회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 모두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자신의 건강을 우선시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자리를 찾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돌보려는 움직임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보건 의료 정책과 간호중재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더불어 환경적 제약을 넘어 자신에게 몰입하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각성하며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러한 간호중재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게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거주하는 한국 사회의 ‘부정적 사회 분위기’를 개선시키고 한국에서 원활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결혼이주여성의 가족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사회적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결혼이주여성은 대부분 홀로 이주하여 한국 사회에 편입되면서 그 속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 서구의 이민 국가에 가족 단위로 국제 이주가 이뤄지는 것과 비교하였을 때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대상이다. 따라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의 가족 안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위치에 있는지 가족 내부의 관점에서 그들의 건강관리를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도시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건강관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간호 교육과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보건 의료 시스템의 개선, 다문화에 대한 계속적 관심과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

Notes

이 논문은 제1저자 천지영의 박사학위논문을 수정하여 작성한 것임.

This article is a revision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thesis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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